닉 던랩이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18번 홀 티샷하는 닉 던랩. AFP연합뉴스우승을 확정 짓는 파 퍼트가 들어가자 18번 홀(파4) 그린 주변 수많은 갤러리의 환호가 쏟아졌다. 홀에서 볼을 꺼낸 뒤에는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이면서 동반자들과 악수했다. 미국 앨라배마대 2학년생 닉 던랩(20·미국)이 33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아마추어 선수 우승을 이뤄낸 순간이었다.
던랩은 22일(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84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더블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29언더파 259타를 기록한 던랩은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남아공·28언더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9언더파는 대회 종전 최소타(28언더파)를 1타 줄인 신기록이다.
아마추어 신분인 던랩은 이 우승으로 1991년 노던 텔레콤 오픈의 필 미컬슨(미국) 이후 33년 만에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아마추어 선수가 됐다. 또 PGA 투어에서 두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됐다. 역대 최연소 우승자는 2013년 19세의 나이로 존 디어 클래식에서 우승한 조던 스피스(미국)다.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 던랩은 아마추어 신분이라 우승 상금 151만 2000달러(약 20억 1000만 원)는 준우승자인 베자위덴하우트에게 넘겨줬지만 투어 2년 출전권을 확보하는 수확을 거뒀다.
지난해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던랩은 아마추어 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전날 3라운드에서는 12언더파 60타를 쳐 역대 PGA 투어 아마추어 선수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어린 시절 다녔던 골프클럽의 프로에 따르면 12세 때 지역 대회에서 59타를 친 적도 있다. 경기 후 던랩은 “오늘 밤에도 숙제를 해야 된다”며 “살면서 이렇게 많은 카메라와 갤러리를 본 것은 처음이다. 여전히 충격적”이라고 했다.
김시우는 17번 홀(파3)에서만 4타를 잃는 등 이날 1오버파를 쳐 전날보다 20계단 떨어진 공동 25위(19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임성재와 이경훈도 공동 25위에 자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