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신동빈 추켜세운 '롯데몰 하노이'…K푸드·패션 매장마다 '바글바글'

롯데몰웨스트레이크하노이, 누적 방문객 500만 명 넘어

하노이 ‘랜드마크’ 자리매김. 시민 3명 중 2명 방문한 셈

"MZ, K콘텐츠·K푸드 선호", 롯데, 동남아시장 공략 강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지하에 있는 롯데마트가 베트남 현지인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마트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지하에 있는 롯데마트가 베트남 현지인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마트




지난해 9월 22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4층. 롯데리아 매장에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매장에 앉을 자리가 부족하자 고객들이 주변에 있는 의자를 가져와 앉거나 일부는 아예 바닥에 주저앉아 음식을 먹는 것이었다. 롯데리아·엔제리너스·크리스피크림도넛 등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롯데GRS 관계자는 “롯데리아는 베트남 현지에서 상당히 인기가 좋은 브랜드”라며 “웨스트레이크점은 생긴 지 얼마 안됐는데 베트남 현지에서 매출 2위를 차지할 만큼 방문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K푸드의 인기는 웨스트레이크 곳곳에서 확인됐다. 쇼핑몰 3층 한식 전문 식당가 ‘K-플레이버(K-Flavor)'에서는 이차돌·수라·돈치킨 등 다양한 한식을 선보이고 있었고 한국 음식을 맛보기 위해 모여든 현지인의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국 차돌박이 전문점 이차돌 베트남 1호점은 베트남 고객들로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고 닭강정·주먹밥·잡채 등 현지화 메뉴도 선보인 즉석 떡볶이 뷔페 전문점 ‘두끼’는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 최단기간 매출 1000억 원 돌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시장을 선도하는 사업모델로 추켜세운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개점 122일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K콘텐츠와 K푸드 등이 베트남 현지 MZ 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끈 결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은 베트남을 교두보로 삼고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22일 롯데백화점은 작년 9월 22일 문을 문을 연 초대형 상업복합단지 웨스트레이크가 21일 기준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현지 쇼핑몰 가운데 오픈 후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기까지 웨스트레이크가 최단기간을 기록했다고 롯데백화점은 설명했다.

롯데가 그룹의 자산과 역량을 총동원해 구축한 웨스트레이크는 하노이 호떠이(서호) 신도시에 들어선 연면적 10만 7000평 규모의 상업복합단지다. 잠실 석촌호수 옆 롯데타운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웨스트레이크는 쇼핑몰과 마트·호텔·아쿠아리움·영화관 등으로 이뤄졌다.

신 회장은 앞서 지난 18일 열린 상반기 롯데 가치창조회의(VCM)에서 웨스트레이크를 사업모델 모범사례로 꼽았다. 그는 "베트남 쇼핑몰 중 최단기간 매출 1000억 원 달성이 예상되는 웨스트레이크처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신동빈(오른쪽 세번째) 롯데그룹 회장과 관계자들이 9월 22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백화점신동빈(오른쪽 세번째) 롯데그룹 회장과 관계자들이 9월 22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식에 참석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백화점



신 회장, 장남과 함께 매장 곳곳 둘러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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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오픈 기념식에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함께 참석한 신 회장은 당시 이틀에 걸쳐 흡족한 표정으로 곳곳을 둘러봤다. 취재진을 만난 신 회장은 “내년 2200억 원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면 웨스트레이크는 베트남 최대 쇼핑센터가 될 것”이라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찾은 웨스트레이크는 ‘잠실 롯데타운’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들어서자마자 5층 유리 천장으로부터 길게 이어져 있는 이지연 작가의 ‘무지개 숲’이 눈앞에 펼쳐졌다. 자연 채광으로 무지개 색을 발하는 설치 작품을 올려다보자 하노이 최대 규모의 자라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는 1층에서부터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키자니아가 입점한 5층까지의 ‘킬러 콘텐츠’ 매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각층마다 차별화한 테마로 구성했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었다.

곳곳에서 K컬처의 인기도 실감할 수 있었다. 4층 한식 전문 식당가에 입점한 이차돌·수라 등의 매장은 한국 음식을 맛보려는 현지인의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고 롯데리아의 경우 자리가 부족해 주변에 있는 의자를 가져다 매장 근처에 앉아 먹거나 아예 인근 바닥에 주저 앉아 먹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드넓은 매장을 둘러보면서 쌓인 피로감은 옥상 정원으로 나가 서호의 풍광을 바라보자 말끔히 사라졌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옥상 정원과 쇼핑몰은 물론 호텔 ‘L7 바이 롯데 웨스트 레이크 하노이’ 객실에서도 서호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며 “홍강과 서호를 동시에 이렇게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호텔이 L7 호텔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구매력 약하다고? MZ의 힘


웨스트레이크의 이같은 성과는 MZ를 적극 공략하는 전략이 주효한 결과로 분석된다. 쇼핑몰에 입점한 총 233개의 브랜드 중 약 40%인 85개 매장이 현지에 없는 특화 매장으로 호기심 많은 MZ 고객의 구매욕을 자극했다는 설명이다. 공간 기획 전반에 K콘텐츠를 반영한 점도 인기 요인이다. K팝 아이돌이 앰배서더로 활동한 국내 패션 브랜드 '아크메드라비', 국산 주방용품 브랜드 '락앤락' 등의 매장과 한국 전문 식당가 등이 고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웨스트레이크는 누적 방문객 500만명도 넘어서는 등 현지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 중이다. 하노이 전체 인구가 840만명임을 감안하면 3명 중 2명이 다녀간 셈이다. 방문객의 누적 구매건수는 약 60여만 건에 달한다.

롯데백화점은 해외 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동남아 내 총 4개점을 운영 중인 롯데백화점은 향후 베트남에 1~2개의 쇼핑몰 추가 출점을 검토 중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정문 앞이 베트남 MZ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백화점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정문 앞이 베트남 MZ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백화점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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