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4관왕' 안긴 美아카데미협회, 최초로 한국 기업에 상 준다

국내 기업 클로버추얼패션이 미국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AMPAS)’로부터 한국 기업 최초로 상을 받는다. 클로버추얼패션은 글로벌 유수의 명품·대중 패션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 세계 선두 의상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아바타·어벤져스·닥터 스트레인지 등 영화 내 의상 디자인 작업에 활용된 자체 소프트웨어 ‘마블러스 디자이너’의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클로버추얼패션은 내달 23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에서 열리는 ‘아카데미 과학기술상 시상식'에서 과학기술상을 수상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수상 대상은 자체 3차원 디자인 소프트웨어인 마블러스 디자이너와 오승우 대표다. 아카데미 과학기술상은 ‘오스카상’이라고도 불리는 아카데미상 시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상이다. 클로버추얼패션 관계자는 “아카데미 과학기술상은 우수 영화·감독·배우에게 주는 오스카상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한국 기업이 이 상을 받는 것은 최초”라고 말했다.

클로버추얼패션이 개발한 마블러스 디자이너는 주로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VFX 분야에서 활용하는 3D 의상 디자인 소프트웨어다. 의상 주름을 빠른 시간 내에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 각종 3D 의상·원단·배경 제작에 활용된다. 마블러스 디자이너를 활용해 작업한 대표 영화로는 △아바타: 물의 길(2022)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2022) △신과 함께 - 인과 연(2018) 등이 있다. 클로버추얼패션이 패션 업계 디자이너를 위해 따로 내놓은 소프트웨어 ‘클로’는 아디다스·휴고보스·리바이스·디스퀘어드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가 사용한다.



클로버추얼패션은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구주 거래 기준 8000억 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매출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글로벌화에 성공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요 초기 투자자로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대형 벤처캐피털(VC)이 있다.



이번 수상에 대해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는 “클로버추얼패션의 엔지니어, 사용자 환경(UX) 디자이너, 3D 디자이너 팀이 디지털 의상 제작에서 (캐릭터 및 소품의) 외관과 동작의 품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평했다.

클로버추얼패션의 창업주이기도 한 오 대표는 “마블러스 디자이너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게 돼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이 상은 모든 팀원들의 노력, 헌신, 혁신이 담긴 결과물이며, 마블러스 디자이너를 선택해준 감독, 애니메이터, 디자이너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할리우드 리포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과학기술상 수상 주요 기업 및 제품으로는 클로버추얼패션 외에도 돌비 애트모스, 크리스티, 아이맥스 레이저 프로젝션 등이 있다. 돌비는 몰입형 시네마 음향 시스템을 개발한 공로로, 크리스티는 영화관 내에서의 시각적 경험을 높이는 시스템 ‘크리스티 E3LH 돌비 비전 시네마 프로젝션 시스템’을 돌비와 함께 만들어낸 공을 인정받아 상을 받는다. 아이맥스는 영상 화질을 높이는 레이저 프로젝터를 개발한 점을 인정받아 수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