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금리인하 대비"…단기예금에 2조 뭉칫돈

"단기상품 투자로 유동성 확보"

4대銀 '6개월 미만' 예금 잔액

이달 24.2조…한달새 8% 늘어

은행도 금리 높이며 수요 공략

서울 시내에 설치된 4대 은행 현금인출기/연합뉴스서울 시내에 설치된 4대 은행 현금인출기/연합뉴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장기 예금에 자금을 오래 묶어두기보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금리 변동에 따라 신속하게 투자처를 찾기 위한 전략이다. 시중은행들도 이 같은 수요에 대응해 단기 예금의 금리를 높여 수신 경쟁에 나서고 있다.







26일 서울경제신문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만기별 개인 정기예금 규모를 합산한 결과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이 이달 18일 기준 24조 2288억 원으로 지난해 말 22조 4492억 원보다 7.9%(1조 7795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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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이후 22조 원대에서 소폭 증가하는 수준이었던 단기 예금이 올 들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2조 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예금에서 6개월 미만의 단기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7.71%에서 8.2%로 확대됐다.

만기가 6개월~1년 미만인 경우까지 포함한 만기 1년 미만 정기예금도 비슷한 추세다. 4대 시중은행의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18일 기준 68조 4203억 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약 4.4%(2조 8747억 원) 급증했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단기 예금이 빠르게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꼽는다. 실제 금융 당국은 올해 보금자리론 공급 정책을 발표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언제 인하할지 확신할 수는 없는 상태”라며 “금리 변동 상황에 따라 언제든 새로운 투자처로 자금을 이동시키기 위해 장기 예금에 자금을 묶어두기보다는 단기 예금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는 투자처를 찾는 현금성 대기 자금의 대표적인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와 양도성예금증서(CD)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MMF 규모는 90조 4133억 원으로 1년 전 54조 4026억 원과 비교해 36조 107억 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CD도 34조 9524억 원에서 60조 129억 원으로 25조 605억 원 늘었다.

은행들도 이 같은 시장 수요를 반영해 단기 예금의 금리를 높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은행의 ‘KB 스타(Star) 정기예금’의 6개월 만기 최고 금리는 3.57%로 1년 만기 최고 금리인 3.55%보다 0.02%포인트 높다. 우리은행의 ‘원(WON) 플러스 예금’도 6개월 만기 최고 금리가 3.60%로 1년 만기 최고 금리인 3.55%보다 0.05%포인트 더 높다. 전북은행은 다음 달 말까지 3000억 원 한도로 ‘3.6.9 단기 특판 예금’을 판매한다. 우대금리를 포함해 기간별로 3개월에 최고 3.83%, 6개월 최고 3.90%, 9개월 최고 3.83% 금리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될 경우 대기 자금으로의 쏠림 형상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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