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단절을 우려한 30대 여성이 결혼·출산 대신 커리어를 선택하며 성별 임금 격차가 완화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고용노동교육원 문지선 교수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남주 연구위원은 28일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가 펴낸 '시민과 세계' 최근호에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2017~2022년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6년 사이 남녀의 실질 임금 격차는 45.4%에서 34.3%로 좁혀졌다. 남성이 100만 원을 받을 때 여성은 54만 6000원을 받다가(45만 4000원 차이) 6년 뒤에는 65만 7000원을 받게 되었다는 의미다. 다만 여전히 34만 3000원의 임금 차이가 존재한다.
연구팀은 남녀의 실질 임금 격차가 2017년 45.4%에서 2018년 38.0%, 2019년 36.3%, 2020년 31.4%로 좁혀졌다가 2021년 35.0%로 벌어졌고 2022년 34.3%로 다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임금 노동자가 될 가능성이 큰 30대 여성이 결혼과 출산을 미뤄 경력 단절을 피한 데 따른 변화로 풀이된다.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잔류해 평균 임금이 높아진 결과 성별 임금 격차도 억제됐다.
아울러 2020년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다수의 저임금 여성 노동자가 일을 그만둔 점도 평균 임금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는 15∼29세(-10.2%)와 60대 이상(-13.8%) 여성 노동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임금 시장에서 구조적 성차별을 겪으면서도 젠더 불평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가까스로 방어하고 있는 30대 기혼 여성의 경력 단절 해소를 위한 정책적 개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