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선거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유권자들의 반응이 오차 범위 내에서 팽팽히 맞선 것으로 조사됐다. 4·10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이 대표와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율도 어느 한쪽이 우세를 점하지 못하면서 70여 일 남은 총선이 양당의 치열한 접전 구도로 펼쳐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경제신문이 여론조사 기관인 한국갤럽에 의뢰해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이 대표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45%, 한 위원장에게 표를 주겠다는 응답은 42%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오차 범위(±3.1%포인트)를 감안하면 사실상 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나 한 위원장이 아닌 ‘다른 인물을 찍겠다’는 3%, ‘없다’는 8%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이 대표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30~50대에서 한 위원장보다 11~32%포인트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한 위원장은 60대와 70세 이상에서 이 대표를 크게 따돌렸다. 다만 20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와 한 위원장 모두 35%의 지지를 받으며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정치 성향별로도 진보와 보수의 지지율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 위원장은 보수층에서 72%의 지지를 얻은 반면 이 대표는 진보층에서 79%의 지지율을 확보했다. 중도층의 경우 이 대표(44%)가 한 위원장(36%)을 오차 범위 밖에서 근소하게 앞질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에서 두 사람의 희비가 갈렸다. 이 대표는 정치적 기반인 인천·경기에서 51%의 지지를 받아 한 위원장(37%)보다 우세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에서 43%의 지지율로 이 대표(40%)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주요 선거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온 충청 지역에서는 한 위원장이 47%의 지지를 얻어 이 대표(42%)를 근소하게 앞섰다. 민주당 지지 기반이 강한 광주·전라에서는 이 대표 지지율이 81%로 압도적이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는 한 위원장 지지율(65%)이 이 대표(22%)의 3배에 육박했다.
서울경제·한국갤럽의 5차 정기 여론조사는 25~26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 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휴대폰 가상(안심)번호 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5.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