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미국 시카고에서 누나의 동거남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은 앤드류 서(50·한국 이름 서승모)씨가 옥살이 약 30년 만에 모범수로 조기 출소했다.
27일 미국 매체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 26일 미 일리노이주 서부 키와니 교도소에서 모범수 감형 특혜를 받고 풀려났다.
이날 오전 9시 45분쯤 교도소 앞엔 시카고 한인교회 교인들과 변호사 등이 모여 그에게 두부를 건넸다. 시카고트리뷴은 “출소한 사람에게 두부를 주는 것은 한국 관습이다”며 “이는 지난 30년 동안의 부정적인 것들을 씻어낸단 의미다”고 설명했다.
서씨는 지난해 3월 수감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모범수들에게 직업 훈련을 제공하는 보안등급이 낮은 교도소로 이감돼 조기 출소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이후 지난 24일 조기 출소 가능 여부에 대해 통보받았다.
서씨는 19세이던 지난 1993년 9월 25일 시카고 벅타운의 한 가정집에서 누나 동거남이었던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1995년 징역 100년형을 선고받았다.
범행 직후 서씨는 혐의를 시인했고, 항소심에서 80년형으로 감형됐다. 미 검찰은 당시 서씨 남매가 오두베인 명의로 된 생명 보험금 25만달러(약 3억3000만원)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서씨는 누나 캐서린(54)의 사주(使嗾)를 받고 오두베인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장교 출신 아버지와 약사 출신 어머니 아이에서 태어난 서씨는 1976년 서울에서 시카고 노스웨스트 사이드로 이민했으나, 1985년 아버지는 암으로 숨졌고 어머니도 자신이 운영하던 세탁소에서 2년 뒤 강도에 살해되면서 누나와 단둘이 남게 됐다.
이후 누나 캐서린(54)이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그는 엄마가 남긴 재산을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나를) 학대한다”며 서씨에게 오두베인 살해를 사주했다고 전해졌다.
오두베인 살해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하우스 오브 서(2010년 개봉)’에서 서씨는 “오두베인을 죽이는 것이 어머니의 원수를 갚고 누나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했다”며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하지만 2017년 시카고트리뷴 인터뷰에서 “누나가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하게 됐다”며 “누나는 80만달러의 유산을 노리고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서씨 어머니 사망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 누나 캐서린은 재판을 앞두고 하와이 호놀룰루로 도주했다가 1996년 3월 현지 연방수사국(FBI)에 자수,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