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라웨어 주 법원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560억달러(약 74조원) 임금 패키지를 무효라고 판결함에 따라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54% 하락했다. 머스크가 즉각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항소심에서도 이번 판결이 유지될 경우 머스크는 세계 1위 부호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
30일(현지시간) CNBC는 미국 델라웨어 주 법원이 머스크에게 약속된 임금 패키지를 무효화 한다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캐서린 맥코믹 판사는 판결문에서 “머스크가 테슬라를 통제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머스크의 급여 패키지가 테슬라 이사회에 의해 승인되는 과정에서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소송 당사자의 합의가 있을때까지 머스크의 임금 패키지를 무효화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테슬라의 주주인 리처드 토네타에 의해 제기됐다. 리처드 토네타는 소장에서 “2018년 테슬라가 머스크에게 지급하기로 한 보상 패키지가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고액으로 과도하게 많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특히 테슬라 주가가 오를 때 머스크에게 700억달러(약93조원) 이상의 테슬라 주식 취득권리(옵션)를 부여한 것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네타는 “전기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에만 집중해 테슬라 CEO로서의 임무를 소홀히했다”고 덧붙였다. 또 테슬라 이사회에 머스크의 친동생이 있는 점도 지적했다.
머스크는 이에 대해 반발하며 “전기차 산업에 대한 나의 엄청난 영향력이 고액 급여를 정당화 한다”고 재판에서 줄곧 강조해왔다. 머스크는 판결에서 패소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X 계정에 “회사를 델라웨어주에 편입시키지 말라”며 법원에 야유를 보냈다.
이날 재판 결과가 보도된 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54% 하락한 184.80달러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