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한강을 따라 마곡에서 잠실 사이를 운항하는 ‘한강 리버버스’가 운항을 시작한다. 교통 체증 없이 한강의 경치를 즐기며 출퇴근하거나 관광을 하는 서울시의 수상 대중교통 시대가 본격화하는 것이다. 특히 대중교통 수요가 많은 여의도~잠실 구간은 이동시간이 30분으로 단축돼 출퇴근 교통지옥 해소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한강 리버버스 운항 계획을 발표했다. 한강 리버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잠원·옥수·뚝섬·잠실 등 7개 선착장을 평일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총 68회 운항한다. 출퇴근 시간에는 운항 간격이 15분으로 단축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48회 운항한다. 편도 요금은 3000원으로 정해졌으며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하면 무제한 탑승도 가능하다. 서울시는 “수요 조사 결과 요금 4000원 초반이면 리버버스를 이용하겠다는 답변이 많았지만, 보다 많은 시민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3000원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운항시간은 7개 선착장을 모두 거치는 일반 노선의 경우 마곡~잠실 구간은 약 75분, 여의도~잠실 구간은 약 47분이 소요될 전망이다. 급행 노선의 경우 마곡~잠실은 54분, 여의도~잠실은 30분이 소요된다. 시는 수상 교통의 최대 단점인 선착장까지의 이동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여의도, 옥수, 뚝섬 3곳에 접근로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하철역에서 선착장까지 도보로 5분 안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지하철 연계가 부족한 마곡, 망원, 잠원, 잠실 등 4곳은 버스 노선을 신설하거나 조정한다. 또 선착장 주변에 따릉이 15∼30대도 배치한다.
리버버스는 총 8대가 도입된다. 디젤엔진으로 구동하는 선박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이산화탄소를 48% 적게 배출하고 소음도 적은 하이브리드 선박을 채택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한번에 총 199명까지 탑승 가능하며, 평균 속력은 17노트(시속 31.5㎞), 최대속력은 20노트(시속 37㎞)다. 탑승객 전원 좌석제로 운영되고 내부에는 개인 테이블과 파노라마 통유리, 카페, 자전거 거치대, 휠체어석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시는 리버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의 80%는 관광목적, 20%는 교통목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중교통 분산 효과가 크지는 않지만 출퇴근시 시민들에게 또 하나의 편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2025년 이후 리버버스 이용율 등을 감안해 상암·노들섬·반포·서울숲·당산 등으로 선착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맞춰 선박 수도 2029년 14대까지 늘리기로 했다. 또 경기도·인천시 등과 협의해 수도권 대중교통 수단과의 환승할인을 적용하고 정기이용 승객을 위한 월간·연간 이용권, 외국인을 위한 1·3·7일권 등 전용 요금제를 선보인다. 당초 유력 노선으로 거론됐던 김포∼서울 구간은 김포시와 접근성 개선 방안 등을 마련한뒤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오 시장은 “수요 분석 결과 내년 80만명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250만명까지 탑승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뉴욕, 런던, 함부르크 등 세계적인 도시들이 수상을 활용한 이동수단을 운영하는 것처럼 서울도 한강 리버버스 도입을 계기로 본격적인 수상 교통시대를 맞이하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