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반도체 수출 증가폭 73개월來 최대…4대 퍼즐 풀었다

[1월 수출 18% 급증]

대중 수출 회복·수출 플러스

무역수지 흑자·반도체 약진 효과

車수출도 24.8% 증가…19개월째↑

美반도체협회의 대중수출 압박

중동 정세불안 등은 악재 꼽혀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1월 수출입 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산업부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1월 수출입 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산업부




지난달 수출이 쾌조의 출발을 보인 것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수출이 견조했고 대(對)중국 수출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대중 수출 회복과 반도체 약진, 수출 플러스, 무역수지 흑자 등 4개의 퍼즐이 맞춰진 최상의 결과로 평가했다. 다만 미국 반도체 업계의 ‘딴지 걸기’와 홍해 등 해상 물류 불안 등 부정적 요인이 남아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5대 주력 품목 중 13개에서 수출 증가가 확인됐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주요 메모리 기업의 감산에 따른 수급 개선, 글로벌 정보기술(IT) 생산기지국(중국·홍콩 등)에 대한 수출 회복으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게 눈에 띈다. 특히 지난해 1월 60억 100만 달러에 그쳤던 반도체 수출은 1년 만에 56.2%나 늘면서 93억 7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증가 폭은 2017년 12월(64.9%) 이후 73개월 만에 최대(56.2%)를 기록했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산업부의 분석이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PC 교체, 갤럭시 S24 시리즈 등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IT 전방 산업이 반도체 수출을 이끌어가고 있다”면서 “미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의 경우 챗GPT (출시) 이후에 인공지능(AI) 서버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함께 수출을 쌍끌이한 품목은 자동차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24.8% 늘면서 19개월 연속 증가했다. 미국에서 상업용 친환경차 판매가 확대됐으며 유럽연합(EU)에서는 친환경차와 더불어 한국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가 높아지면서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 상승세와 글로벌 PC 시장 수요 증가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컴퓨터 수출은 18개월의 마이너스 고리를 끊어내고 플러스(37.2%)로 전환했다. 이 밖에 일반 기계(14.5%), 가전(14.2%), 바이오헬스(3.6%)는 3개월 연속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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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는 주요 9대 시장 중 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한 8개 시장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인 대중 수출이 16.1% 늘어난 107억 달러로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는 점이다. 그간 부진했던 대중 수출의 빈자리를 채워온 대미 수출은 1월에도 26.9% 늘어난 102억 달러를 나타냈다. 대중 수출과 대미 수출은 각각 6개월, 5개월 연속 100억 달러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다. 역대 1월 중 최대 수출액인 15억 달러를 기록한 인도(5.6%)를 포함해 아세안(5.8%), 일본(10.6%)으로의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했다.

문제는 수출 증대를 가로막는 불안 요소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달 17일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가 동맹국보다 복잡하고 포괄적이라 미국 기업들이 경쟁에서 불리하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일본·한국·대만·이스라엘 등 동맹국들에 보다 강도 높은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주문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강화 가능성 우려에 대해 “아예 악영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레거시(범용) 위주의 우리나라 반도체 장비 수출 특성상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도 악재로 평가된다. 산업부는 이와 관련해 “수출 바우처를 통한 물류비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여러 비상 시나리오 대응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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