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5일(현지시간) 발간한 ‘경제 전망 중간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예측한 수치보다 0.2%포인트(P) 상향 조정된 것이지만, 2023년과 비교해 올해는 성장률이 부진할 것으로 예측됐다. OECD는 “금융 분야의 긴축 효과가 신용·주택 시장에서 계속 나타나고 있고, 세계 무역은 여전히 침체해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각국의 통화 정책 완화로 내년 경제 성장률은 3.0%까지 회복될 것으로 봤다.
권역별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엇갈렸다. 미국은 2.1%로 직전 보고서 대비 0.6%P 상승했다. 팬데믹을 계기로 누적된 초과 저축이 소비로 이어지며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성장률은 1.7%였다. 인도에 대해서는 0.1%P 올려잡은 6.2%의 성장률을 제시했다.
중국은 지난해 5.2%에서 성장 속도가 둔화해 4.7%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소비 지출 부진과 높은 부채, 부동산 시장의 약세가 내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타 권역 대비 상황이 안 좋았다. OECD는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 대비 0.3%P 내린 0.6%로 전망했다. 독일(0.3%)과 프랑스(0.6%)의 전망치가 각각 0.3%P, 0.2%P 깎인 탓이다. 다만 실질 소득이 증가하면서 차츰 성장률이 회복돼 내년엔 1.3%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 역시 올해 0.7%에서 내년엔 1.2%로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률은 내년 말까지 대부분의 주요 20개국(G20)에서 목표치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G20 경제의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작년 6.3%에서 올해 6.6%로 소폭 상승했다가 내년 수요와 공급의 압력이 낮아지며 3.8%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높게 나온 것은 아르헨티나(250.6%)와 튀르키예(49.3%)의 상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두 나라를 제외하면 G20의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3.6%에서 올해 2.6%, 내년 2.4%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OECD는 중동발 지정학적 긴장이 세계 경제와 물가 상승에 단기적으로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예멘 반군 후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운송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상품 비용 증가와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