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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세계 최대 도시개발…용산, 용적률 1700% 마천루로 재탄생

한강에서 바라본 용산국제업무지구 전경 조감도. 서울시 제공한강에서 바라본 용산국제업무지구 전경 조감도. 서울시 제공




여‘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이라 불리는 용산 옛 정비창 부지를 49만 5000㎡ 면적의 국제업무지구로 탈바꿈시키는 계획이 베일을 벗었다. 2007년 첫 선을 보였던 기존 계획이 갖가지 문제를 겪다 2013년 백지화된 지 약 10년 만이다. 개발 면적으로만 따지면 미국 뉴욕 최대 민간복합개발지인 ‘허드슨 야드(11만 3000㎡)’보다 4배 이상 큰 초대형 프로젝트다.



세계 주요도시의 마천루에 견줄 수 있는 초고층 업무지구를 만들겠다는 십 수년 전의 기본 구상은 이번 계획에도 유지됐다. 여기서 나아가 용적률 최대 1700%의 100층짜리 랜드마크를 세우고, 약 50㎡ 규모의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추가됐다. 민간 사업자와의 갈등이 극심했던 지난 사업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여러 보완 장치도 마련했다.

내년 하반기 착공…"50만㎡ 융복합 도시개발, 세계에서 전무"



서울시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중으로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고 내년 하반기 기반시설 공사에 들어가 2030년대 초 입주를 시작한다는 목표다.

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서울을 글로벌 5대 도시에 올려놓기 위해 시가 추진 중인 ‘도시공간 대개조’의 핵심 프로젝트”라며 “세계 대도시 중에서도 도심부에 50만㎡에 이르는 융복합 도시개발이 이뤄진 사례는 전무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14만 6000명의 고용, 32조 6000억 원의 생산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산역에서 바라본 그린스퀘어(입체 공원) 조감도. 서울시 제공용산역에서 바라본 그린스퀘어(입체 공원) 조감도. 서울시 제공


국제업무·업무복합·업무지원존 3축…'용적률 1700%' 100층 랜드마크도



용산국제업무지구의 개발 구역은 국제업무(8만 8557㎡). 업무복합(10만 4905㎡), 업무지원(9만 5239㎡)까지 3가지로 나뉜다. 나머지 면적은 도로, 주차장 등의 기반시설용지(19만 8266㎡)에 배정됐다. 건축물 높이는 중심부인 국제업무존에서 업무복합, 업무지원존으로 갈수록 낮아진다. 용도지역 상향을 통해 전체 사업지의 평균 용적률이 약 900%가 되도록 할 예정이다.

핵심 구역인 국제업무존의 용도지역은 제3종일반주거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한다. 이렇게 되면 최대 용적률이 300%에서 1700%로 올라 100층 내외의 건물을 짓는 것이 가능해진다. 랜드마크 건물과 인근에 금융 및 ICT 기업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고급 오피스, 마이스(MICE) 시설, 호텔과 광역환승센터를 들인다는 것이 시의 구상이다. 랜드마크 건물 최상층에는 서울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시설을 계획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업무복합존에서 바라본 스카이트레일(왼쪽) 조감도. 서울시 제공용산국제업무지구 업무복합존에서 바라본 스카이트레일(왼쪽) 조감도. 서울시 제공



일반상업지역 등으로의 용도지역 상향이 예정돼 있는 업무복합존에는 용산전자상가, 현대R&D센터와 연계한 인공지능·빅데이터 관련 업무 시설을 들인다. 업무복합존 내 건물들의 고층부(45층)에는 서로를 잇는 1.1㎞ 길이의 ‘스카이트레일(보행전망교)’를 도입한다. 주거·교육·문화시설로 구성될 업무지원존은 국제업무·업무복합존의 배후지 역할을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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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면적만큼 녹지 조성…"파리 라데팡스처럼 지하로 모든 차 다닐 것"



또 눈에 띄는 대목은 시가 사업 부지면적(49만 5000㎡)과 같은 규모의 녹지 확보 목표도 제시했다는 점이다. 목표 면적의 20%는 공공 공원, 30%는 민간의 공개 공지, 나머지 50%는 건물의 테라스·옥상·벽면을 활용해 대규모 녹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특히 입체공원 형식의 공중녹지(그린스퀘어), U자형 순환형 녹지(그린커브), 선형 녹지(그린코리더) 등 다양한 형태의 녹지를 구성한 점이 눈길을 끈다. 계획대로 구현된다면 시민들은 이 녹지들을 이용해 용산공원, 한강공원과 노들섬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서부이촌동에서 바라본 용산국제업무지구 선형녹지(그린코리더) 조감도. 서울시 제공서부이촌동에서 바라본 용산국제업무지구 선형녹지(그린코리더) 조감도. 서울시 제공


이밖에 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탄소 배출 제로(0)지구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공유교통, 도심항공교통(UAM) 등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을 적극 도입해 용산 지역의 대중교통수단 분담률을 현재 57%에서 70%까지 끌어올린다. 또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해 발생 교통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시 외곽의 현대식 상업지구)처럼 용산 국제업무지구도 지하로 모든 차가 지나다닐 것”이라며 “자율주행자동차 발전 속도에 맞춰 대중교통 계획도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건축물의 에너지 자립에도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건축물의 에너지 자립에도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현재 시는 2035년까지 신축 민간 건물이 제로에너지빌딩(ZEB) 3등급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용산 국제업무지구 내 건물에는 2035년까지 ZEB 2등급, 2050년까지 ZEB 1등급 확보를 요구할 예정이다.

한강변에서 바라본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서울시 제공한강변에서 바라본 용산국제업무지구 조감도. 서울시 제공


‘1기 사업 전철 피하자’…통합개발서 단계적 개발으로 전환



이처럼 방대한 계획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또 사업의 공익성을 담보하기 위해 시는 공공기관인 코레일과 SH공사를 사업시행(예정)자로 선정했다. 1단계로 공공이 도로·공원 등의 기반시설과 부지를 조성해 민간에 공급하고, 2단계에서는 민간사업자가 개별 필지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단계적 방식을 취한다. 획지도 20곳으로 나눠 개별 민간사업자에 분양해 개발한다. 첫 개발 시도 당시 통합개발방식이 빠른 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았던 점을 고려한 조치다.

사업비는 1단계 16조원, 2단계 35조원으로 총 51조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공공이 부담하는 금액은 사실상 1단계에 집중되는데, 서울시는 16조원 중 7~8조원이 이미 코레일이 보유한 토지비여서 나머지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또 사업시행자가 개발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현재의 방식에서 벗어나 획지를 개발하는 민간사업자에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오 시장은 “(전체 업무지구에) 일반 시민이 들어와서 함께 누리고 즐길 수 있는 장치가 얼마나 많이 생기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런 철학을 갖고 계획을 짰으며 토지를 매입한 사업자들도 시민 여가 공간을 배치해야 높은 용적률을 허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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