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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유럽 농민 반발에 농업배출량 규제 폐기했다

2040 탄소 감축 로드맵에 농업 관련 가스 30% 감축안 삭제

프랑스, 독일, 벨기에 등 유럽 농민들의 과격 시위에 영향

이탈리아 농부들이 5일 토리노 인근 리볼리 고속도로에서 트랙터를 주차한 후 시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이탈리아 농부들이 5일 토리노 인근 리볼리 고속도로에서 트랙터를 주차한 후 시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친환경 의제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유럽연합(EU)이 농업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권장 목표를 폐기했다고 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가 6일 발표할 예정인 2040년 감축 로드맵에는 농업과 관련된 메탄과 질소 및 기타 가스의 30% 감축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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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랑스와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등에서 농부들이 EU의 규제 정책에 반발해 트랙터로 도로를 막고 동상을 철거하는 등 과격한 시위를 이어가는 상황 속에서 EU가 규제를 완화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농부들은 도시에 사는 정책 입안자들이 농촌 지역을 전혀 모르면서 이 같은 환경 규제를 만들었다고 크게 반발했다.

각국 정부는 물론 EU 집행위는 농민들의 반발에 놀라 민심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극우파가 농민들의 불만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며 친환경 강경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렸다. EU 집행위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자연 보호를 위해 남겨두어야 할 토지를 경작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일부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입에 대한 규제도 도입하기로 농민들과 약속하기도 했다.

EU의 로드맵은 국제적 약속에 따라 2050년까지 탄소 중립(넷제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작성됐다. FT가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EU 탄소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농업 활동에서의 감축이 핵심 분야 중 하나로 거론됐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비료의 화학 성분을 바꾸고, 소비자가 탄소배출량이 높은 음식을 덜 먹도록 장려하면서 탄소배출을 크게 줄이겠다는 계획이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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