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의대 증원”…의사단체 집단행동 접고 필수·지역의료 확충 동참하라


정부가 내년 전국 의과대학의 입학 정원을 지금보다 2000명 늘리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6일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25년도 대학 입시의 의대 정원을 5058명으로 확대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의대 입학 정원은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묶여 있었다. 복지부는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증원분을 집중 배정한다”며 의사 인력 현황을 주기적으로 조정해 합리적으로 수급 관리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2000명 늘린 의대 정원을 5년 이상 유지해 2035년까지 1만 명의 의사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의사 수 부족으로 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 체계가 붕괴 직전인 점을 고려할 때 의대 정원 확대는 불가피하다.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2022년 기준으로 한의사를 제외하면 인구 1000명당 2.12명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66명에 비해 훨씬 적다. 절대적인 의사 수가 부족한 상황인데 수도권과 피부과·성형외과 등 인기 학과에 의료 인력이 몰리다 보니 필수·지역 의료 체계는 벼랑 끝에 서 있다. 젊은 부모들은 ‘소아과 오픈런’에 내몰리고 지방에서는 병상·의사 부족으로 환자들이 구급차를 타고 여러 병원을 전전해야 하는 ‘응급실 뺑뺑이’도 잇따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사 인력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한 것은 이 같은 절박한 현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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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데도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강행하면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최근 “회원 4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6%가 의대 증원 시 단체행동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며 엄포를 놓았다. 국민들에게 의협 등의 반발은 기득권을 지키려는 집단 이기주의로 비칠 뿐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9.3%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의사 단체들은 명분 없는 집단행동을 접고 필수·지역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해법 마련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의료계의 눈치를 보지 말고 국민 편에 서서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 ‘의료 개혁 4대 패키지’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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