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제국 제44대 황제인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동상이 실제 크기로 약 1700년 만에 재탄생했다.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서기 4세기에 해당하는 306년부터 31년 간 로마 제국을 통치했고 313년 밀라노 칙령을 반포해 기독교를 법적으로 공인한 인물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로마 당국은 6일(현지시간)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높이 13m 크기의 콘스탄티누스 대제 동상 복제품을 공개했다.
서기 4세기경 제작된 콘스탄티누스 대제 동상은 오늘날 전체 조각 중 얼굴과 손, 발 등 9개의 조각만 남아있고, 나머지는 모두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공개된 동상 복제품은 원본이 아니라 남아 있는 대리석 원본 신체 부위를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3D 기술을 활용해 유실된 모든 조각을 찾아 조립했을 때의 온전한 모습을 재현한 셈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라다가 설립한 예술 재단인 폰다치오네 프라다가 자금을 댔고, 팍툼 디지털 기술 재단이 제작했다. 팍툼은 사진 측량 기술을 통해 남아 있는 조각을 레이저로 스캔한 뒤, 유실된 부분을 가상으로 예측하고 전체 조각을 3D 프린팅으로 구현해냈다.
폰다치오네 프라다 소속 고고학자이자 미술사학자인 살바토레 세티스는 "이 동상에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권력의 폭력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팍툼 재단의 설립자인 아담 로우는 "기술을 사용해 문화유산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중요성을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팍툼 재단의 핵심 사명"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제작된 콘스탄티누스 동상은 폴리우레탄 레진, 대리석 가루 등으로 만들어졌다. 동상 위에 드리워진 금빛 튜닉(그리스·로마 시대의 소매 없는 의복)은 금박과 석고로 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