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105560)지주가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희망퇴직과 상생 금융 지원 등 비용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NIM) 하락 압력을 방어하고 비이자이익이 고른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해 1년 만에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다시 ‘리딩금융’ 타이틀을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7일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지배주주 소유 지분 기준)이 4조 6319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조 1530억 원)보다 11.5% 늘었다고 밝혔다. 기대를 모았던 ‘5조 원 클럽’ 입성에는 실패했지만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기존 최대치였던 2021년(4조 4095억 원)보다도 5% 많은 기록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에 내줬던 선두 자리도 되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신한금융의 실적 발표가 남아 있지만 KB금융이 큰 차이로 앞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균형 있게 성장한 덕분이다. 지난해 이자이익은 12조 1417억 원으로 전년보다 5.4% 늘었다. 은행 원화 대출금이 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4.0% 성장하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했다. 아울러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자산 조정(repricing) 효과가 반영되며 NIM도 개선됐다. 지난해 금융그룹과 은행의 NIM은 각각 2.08%, 1.83%로 전년보다 각각 12bp, 10bp 개선됐다.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4조 874억 원으로 전년보다 80.4%나 늘었다. 비이자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이익(3조 6735억 원)이 같은 기간 4.5%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저성장·고물가 파고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카드 이용 금액은 전년 수준에 머물렀지만 주식 약정 금액 증가로 증권 수탁 수수료가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비용 매출(국세, 지방세, 4대 보험 등) 축소 등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으로 가맹점 수수료 이익이 확대됐다”며 “캐피털의 운용 금리 상향으로 리스 수수료가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인건비와 임차료 등 판매 관리 비용 절감 추세도 이어졌다. 50%를 웃돌던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지난해 41.0%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KB금융이 지난해 4분기 쌓은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조 378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9296억 원 늘었다. 보수적인 경기 전망을 반영해 약 510억 원의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고 부동산 PF 및 해외 상업용 부동산 등 중점 관리 부문에 대해 약 7540억 원 규모의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했기 때문이다.
계열사별로는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이 3조 261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9%나 늘었다. 기업 여신이 전년 말 대비 7.7%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건전성 지표는 소폭 악화됐다. 지난해 말 연체율(0.22%)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0.31%)은 전년보다 각각 0.06%포인트, 0.11%포인트 상승했다. 비은행 계열사들 중에서는 KB카드를 제외하고 대체적으로 선전했다. KB증권의 순이익이 38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7.5%나 증가했고 KB손해보험의 순이익도 7529억 원으로 같은 기간 35.1% 성장했다. 다만 국민카드는 3511억 원의 순이익으로 전년보다 7.3% 감소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열고 주당 배당금을 1530원으로 결정했다. 이미 지급된 3분기까지 누적 배당(1530원)을 포함해 연간 총배당(3060원)은 전년(2950원)보다 4% 늘었다. 아울러 이사회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3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도 의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