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르포] “미워도 다시 한번 민주당…尹정부 견제해야”

■4·10 총선 앞두고 살핀 광주 민심

"먹고 살기 힘들다" 입 모아

"정부가 못해서 민주당 투표"

이낙연 탈당엔 부정적 시선

일부 2030 "공약보고 결정"

8일 광주 광산구에 열린 송정5일장 가게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주=전희윤 기자8일 광주 광산구에 열린 송정5일장 가게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광주=전희윤 기자




4·10 총선이 60여 일 남은 8일. 광주 광산구에 모여 있는 전통시장들은 설 연휴를 앞두고도 찾는 사람이 드물어 스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이러한 침체된 분위기를 반영하듯 시장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 대부분이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다”며 정부와 국회 모두에 원망의 화살을 돌렸다.

40년째 광주 시장에서 생필품을 파는 김미숙(65) 씨는 “장사 하는 입장에서는 시장 환경도 열악하고 사람들은 점점 더 대형마트로 몰리는데 여당이건 야당이건 우리 같은 상인들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광주 시민들은 여야 모두 ‘잘한 것 없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전통적인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만큼 정권 심판론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 역력했다. 윤석열 정권 견제를 위해서는 민주당에 표를 행사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는 분위기다. 송정5일장 근처에서 폐지를 줍는 여성 김 모(71) 씨는 “폐지 100㎏ 모아도 밥 한 끼 값도 잘 안 나온다”며 “하루 종일 밖에서 폐지 줍느라 골병드는데 물가는 하루하루 체감할 정도로 오르고 정부가 도대체 하는 게 무엇이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정부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못하기 때문에 민주당에 투표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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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잔디 농사를 하는 최승락(78) 씨도 “이재명 대표는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자꾸 빠져나가기만 하고 정치인으로서 대승적으로 결단한 부분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이 지역에서 오래 산 사람으로서는 ‘그래도 민주당’일 수밖에 없다”고 피력했다.

이달 5일 광주시민들이 광주송정역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광주=전희윤 기자이달 5일 광주시민들이 광주송정역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광주=전희윤 기자


‘호남 출마론’이 불거지고 있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대해서는 광주 시민들 대부분이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광주에서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 안 모(57) 씨는 “이 전 총리가 탈당해서 신당을 만든 것은 결국 민주당의 표를 깎아 먹는 행위밖에 더 되느냐”며 “정치적 기반도 없는 신당에서 좋은 후보가 나올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1913송정역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50대 남성도 “힘들수록 뭉쳐야지 혼자 떨어져 나온 사람에게 표를 주기는 싫다”고 꼬집었다.

다만 일부 2030세대는 지역감정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여야 모두에 투표 가능성을 열어놓은 모습이다. 광주송정역 근처 카페에서 일하는 이 모(31) 씨는 “취업 준비를 오래 하다 보니 바빠서 정치에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었다”며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 내놓는 공약을 보고 투표할 사람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전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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