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기업 금융사 핀테크 투자 가능해진다

[공정위 올 업무계획 발표]

해외플랫폼 국내대리인 지정 못박아

민원응대·소비자 분쟁조정 의무 부과

임시중지명령 발동 요건 완화하고

90% 묶인 기프티콘 환불액 상향도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




정부가 현행법을 고쳐 대기업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예외 범위를 핀테크 등 '금융 밀접 업종'으로 넓힌다. 대기업 금융·보험사도 핀테크 기업을 인수할 경우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알리익스프레스와 에어비앤비 등 해외 플랫폼에는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가 부과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대기업집단 제도 개선 차원에서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예외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제한 예외 범위는 직접적으로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해당 조항을 개정해 예외 범위를 핀테크 등 금융 밀접 업종으로 넓히겠다는 것이 공정위 구상이다. 공정위는 추가 논의를 거쳐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핀테크 기업 등 구체적 범위를 공개할 방침이다.

또 공정거래법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기존의 ‘자산 총액 5조 원 이상’에서 국내총생산(GDP)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변경한다. 경제 여건 변화에 맞춰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보다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다. 조홍선 공정위 부위원장은 “(대기업) 기준을 GDP의 몇 %로 정할지는 아직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 숙박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종합 쇼핑몰 등 해외 플랫폼 사업자에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도 부과한다. 대리인은 국내 고객 민원을 응대하거나 소비자 분쟁을 조정하는 등 전자상거래법상 사업자의 의무를 진다. 공정위는 미국 에어비앤비, 중국 알리익스프레스 등 한국 법인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해외 플랫폼이 대리인을 지정하면 국내 고객센터의 대응 수준 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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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임시중지명령의 발동 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임시중지명령은 플랫폼이나 입점 사업자의 부당 행위를 임시로 중단시키는 조치다.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해 현행법상 ‘법 위반이 명백한 경우’로 제한된 임시중지명령 발동 요건을 ‘법 위반이 명백히 의심되는 경우’로 확대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플랫폼이 법 위반 사업자와의 거래를 즉시 중단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상품권 환불 금액은 상향한다. 현재 카카오톡 기프티콘 등 모바일 상품권의 유효기간이 지날 경우 소비자가 환불받을 수 있는 금액은 구매액의 90%까지다. 공정위는 우선 기프티콘 시장에 대한 실태 조사를 추진한 후 환불 금액 관련 표준 약관을 개정할 방침이다. 유통 업체가 모바일 앱 등에서 제공하는 적립 포인트의 유효기간을 연장하도록 하는 개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은 그대로 두고 용량을 줄이는 행위) 대응 차원에서 소비자 고지 없이 제품 용량을 줄이는 것을 부당 행위로 지정한다.

기업형벤처캐피털(CVC) 규제는 완화한다. 구체적으로 CVC 외부 출자 상한이 기존의 40%에서 50%로 10%포인트 상향된다. CVC의 해외투자 상한 역시 20%에서 30%로 확대된다.

하도급법을 개정해 건설 업계 부당 특약의 사법상 효력을 무효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행법상 부당 특약으로 피해를 입은 수급 사업자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법정 다툼을 벌여야 했다. 단 하도급법 개정 시 공정위의 제재 결정만으로 특약의 법적 효력이 사라진다. 피해 사업자는 별도의 소송 없이 부당이득반환 청구만으로 구제 받을 수 있다.


세종=이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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