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포용금융'에 진심인 재벌 3세…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 참여 눈길

▲정경선 현대해상 CSO 포용금융 특위 위원

소상공인·취약 계층 금융 지원 정책 구상

13명 특위 위원 중 유일한 기업인으로 역할

루트임팩트·HGI 등 사회공헌 의지 강해

정경선 현대해상 CSO 전무/서울경제DB정경선 현대해상 CSO 전무/서울경제DB




재벌 3세가 구상하는 ‘포용금융’은 어떤 모습일까.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가 소상공인·취약계층과 함께 가는 포용금융 실현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런데 이 특위에 범현대가 3세도 위원으로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 통합위가 구상하는 포용금융의 결과물이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위가 지난달 17일 출범시킨 ‘포용금융으로 다가서기’ 특위에는 정경선 현대해상(001450)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 전무가 위원으로 참여했다. 총 13명의 위원 중 유일한 기업인이다.

정 위원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아들이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다.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는 사촌으로 ‘선(宣)’자 돌림을 쓴다.

정경선 위원이 이번 통합위 경제통합정책분과 내 포용금융특위에 참여하게 된 것은 평소 사회적 투자에 관심이 컸던 것과 관련 있다는 설명이다. 재벌 3세로 좋은 환경에서 자라났다지만, 스스로가 엔젤투자자를 자처하며 사회공헌활동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는 설명이다.

루트임팩트가 진행하는 사업들 소개/사진제공=루트임팩트루트임팩트가 진행하는 사업들 소개/사진제공=루트임팩트




실제로 정 위원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아산나눔재단에서 NPO(비영리단체)팀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2012년에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벤처 기업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을 세웠다. 루트임팩트의 기업 지원 시설인 ‘헤이그라운드’ 는 서울 성수동을 소설벤처의 성지로 만든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경력보유여성 커리어 재시작프로그램인 ‘리부트캠프’, 임팩트 기업에 기금을 지원하는 ‘임팩트 필란트로피’ 등 운영 프로그램만 130여개가 넘는다. 여성, 다양성, 교육, 정신 건강, 아동, 가족,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개선하는데 역할을 한 ‘체인지메이커’ 1500명 등을 지원해왔다.



루트임팩트는 현재 현대해상 외에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샤넬, 뱅크오브아메리카, 하나금융그룹을 비롯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설립한 공익법인 브라이언임팩트 등이 후원 중이다.

정 위원은 2014년에는 사회 혁신 추구 기업에 투자하는 회사 ‘HGI’를 설립했다. 소셜벤처를 중심으로 한 임팩트 투자사다. 임팩트투자는 단순히 높은 투자수익률 목표를 넘어 사회나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동안 유방암 환자를 위해 기존 제품 대비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도 비용은 절반으로 낮춘 유방재건용 의료소재(플코스킨), 심혈관질환자를 위한 인공지능 영상 및 판독 기술(메디픽셀), 교육 기회를 박탈당한 아이들을 위한 디지털 학습 솔루션(에누마) 등에 투자해왔다.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모습/사진제공=루트임팩트 홈페이지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모습/사진제공=루트임팩트 홈페이지


정 위원은 포용금융 특위의 제안 사업이 실현 가능성이 있다면 재직 중인 현대해상에서 상품을 만들어 소상공인과 취약 계층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큰 것으로 전해진다. 소상공인·취약계층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보험 사업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현대해상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만큼, 열정적으로 참여 중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포용금융특위는 소상공인이나 사회 취약계층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금융 지원 정책을 구상 중이다. 최근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은 경기회복 기대에도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포용금융 특위는 △금융접근성 제고△민간의 포용금융 역할 강화△금융소비자 보호△포용금융 기반 강화 등 4가지 부문 전략 아래 실천 가능한 정책 과제를 도출할 예정이다.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정책금융 채널 확대, 정책금융 상품 개선, 은행 등 민간의 정책금융 역할 강화를 위한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 등을 추진한다.

김한길(왼쪽 아홉번째) 국민통합위 위원장이 1월 17일 '포용금융으로 다가서기 특위 출범식에서 위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통합위김한길(왼쪽 아홉번째) 국민통합위 위원장이 1월 17일 '포용금융으로 다가서기 특위 출범식에서 위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통합위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8일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나는 민생경제’를 주제로 한 10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국가 경제의 허리요 버팀목”이라며 “(이들이) 코로나 시절 거리 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으로 늘어난 부채에 고금리가 더해지며 지금까지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금융권과 협조해 228만 명에게 한 명당 평균 약 100만 원, 총 2조 4000억 원의 이자를 환급해 드리겠다”며 “고금리 대출을 받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저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창구 상담을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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