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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訴 줄패소에도…소송 강행하는 식약처

7개社 품목허가 취소 등 처분에

法 "간접수출, 약사법 위반 아냐"

메디톡스·휴젤 등 잇단 승소에도

식약처는 궤도 수정없이 '항소'만

경쟁력 타격…소송비 수백억 달할듯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 사진 제공=휴젤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 사진 제공=휴젤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회사들의 ‘국가출하승인 위반’을 문제삼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린 행정처분이 줄줄이 법원의 퇴짜를 맞고 있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법원은 이들 업체의 간접수출에 대해 ‘약사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일관된 판단을 내놓고 있지만 식약처는 궤도수정 없이 항소하겠다는 뜻만 밝히고 있어 수출효자 종목인 보톡스의 경쟁력만 갉아먹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정용석 부장판사)는 휴젤(145020)이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제조판매중지명령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의약품에 관한 품목허가 취소 처분, 전 제조업무 정지 6개월 처분 및 회수폐기 명령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휴젤은 식약처와 보톡스 업계 간 소송전에서 세 번째로 1심 승소 판결을 받게 됐다. 앞서 메디톡스(086900)는 지난해 7월 식약처를 상대로 제기한 메디톡신주 50·100·150·200단위, 코어톡스주 등 5개 품목의 허가취소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받았다. 파마리서치(214450) 역시 지난해 12월 식약처를 상대로 제기한 ‘리엔톡스’ 허가취소와 전 제조업무정지 6개월 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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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 회사와 식약처 간 행정소송은 식약처가 업계 관행처럼 지속됐던 간접수출에 대해 철퇴를 내리면서 시작됐다. 식약처는 보툴리눔 톡신 등 생물학적 제제는 약사법상 국내에 판매하려면 품목허가 외에도 국가출하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회사들이 제품 수출을 대행하는 도매상에 판매할 때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이 같은 논리로 식약처는 2020년 메디톡스를 시작으로 휴젤, 파마리서치, 제테마(216080), 한국비엔씨(256840), 한국비엠아이, 휴온스바이오파마 등 7개 회사의 보톡스 제품에 대해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회사들은 국내 판매용 제품도 수출용으로 생산돼 도매상에 판매됐기 때문에 국가출하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법원이 잇따라 보톡스 회사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식약처 제제의 명분은 약해진 상황이다. 재판부는 회사들이 직접 해외에 수출하는 방식이나, 도매상에 판매해 도매상이 통관 절차를 거쳐 해외거래처에 판매하는 간접수출 모두 수출의 형태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톡스 회사들이 세 번째 승소하면서 사실상 회사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라며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등으로 주가가 많이 떨어졌는데 법정싸움을 길게 가져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법정싸움이 길어질수록 식약처의 비용부담도 늘어난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는 보톡스 회사들과의 3차례 소송 과정에서 법무법인 화우·광장·지평 등을 선임했으며, 이 기간 동안 수임료만 3000만 원을 지불했다. 소송에 패소하면 상대측 변호사 비용, 법정에서 지불해야 할 수수료 등을 내야 하며 회사나 주주들에 의해 손해 배상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메디톡스, 파마리서치, 휴젤 외에도 제테마, 한국비엔씨, 한국비엠아이, 휴온스바이오파마가 식약처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는 간접수출 소송으로 인해 양측의 소송비용이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도매상에 판매해 수출하는 방식은 불법이며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있다. 메디톡스, 파마리서치와의 소송도 각각 2심이 진행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판결문을 보고나서 항소여부를 판단할 것”이라면서 “계속해서 판결이 나오고 있으니 그 결과를 종합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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