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엔케이맥스(182400)의 ‘반대매매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박상우 엔케이맥스 대표의 지분율이 0%대로 떨어지고 최대주주가 부재한 상황에서 임원들의 주식 매도 러시까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엔케이맥스의 소액주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현재 감사 기간과 맞물려 거래 정지 등 불확실성이 심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조용환 엔케이맥스 부사장은 지난달 31일과 1일 다섯 차례에 걸쳐 주식 8만 720주를 총 1억 6517만 원에 장내 매도했다. 비등기임원인 유형석 엔케이맥스 이사 또한 지난달 24일에 보유 주식 4만 9850주를 총 1억 8382만 원에 모두 매각했다.
반대매매 사태 이후 “회사를 조속히 정상화하겠다”는 박 대표의 공식 입장과 달리 임원진이 먼저 탈출하는 모양새다. 앞서 박 대표는 사채권자 등으로부터 주식담보대출 반대매매를 당해 지분율이 12.94%(1072만 6418주)에서 0.01%(5318주)로 떨어졌다고 공시했다. 박 대표가 사채를 쓰며 담보로 제공한 주식의 담보 비율이 떨어지자 해당 물량이 시장에 풀렸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공언한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 유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 회계 감사 기간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소액주주들이 뭉쳐 지분율 3% 이상을 모으면 회계장부 열람을 요청하고 부정한 사실을 발견했을 경우 횡령·배임으로 고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회계 감사 또한 꼼꼼하게 이뤄져 한정 또는 의견거절이 나오면 주식 거래가 정지될 가능성이 있다.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투자자 입장에선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기주총 이후 지배구조도 불안정성이 높다. 연말 보유 주식 기준으로 소집되는 정기주총 이후로는 박 대표에게 의결권이 없어 소액주주와 연대해 이사·감사를 선임하려는 세력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임원진이 먼저 회사를 나가는 건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징후”라며 “증권사 전환사채(CB) 상환 요청이 들어오면 급격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케이맥스는 첨단재생바이오법(첨생법) 개정안 통과 등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안전성만 확보되면 중증·희귀·난치질환자가 국내에서 첨단재생의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엔케이맥스 측은 “국내와 일본에서 NK세포치료제 ‘SNK’ 상업화를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고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승인도 받았다”며 “일본과 국내에서 SNK 매출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