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이번엔 진짜냐"…해외 행동주의펀드도 주시

[밸류업 한국증시]

◆ 주총 앞두고 밸류업 관심 급증

한국만의 지배구조 이슈 예의주시

주주환원 기대 이하땐 목소리 낼듯


“한국이 정말 변화하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진짜인 건가요?”



국내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13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그는 “아직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려는 정부 움직임을 반신반의하는 외국계 투자가들도 있지만 최근 분위기는 한결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외국인출자자(LP)와 위탁운용사(GP)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목전에 두고) 자산 비중 조절 등의 투자 전략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IB 업계에 따르면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펀드를 비롯해 외국인투자가들이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돼 있는 한국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활동하며 디스카운트를 해소한 모습을 지켜봤던 해외 행동주의펀드의 문의가 많다. 일본은 토종 행동주의펀드가 없는 상황에서 해외 행동주의펀드 유입을 통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개혁하고 상장폐지 경고 같은 강력한 조치로 자국 기업의 변화를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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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들은 특히 한국만의 독특한 지배구조 이슈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극적인 주주 환원의 근본 원인으로 지배구조를 꼽고 있는 셈. 행동주의펀드 입장에서는 정부의 밸류업 대책이 기업의 인식 전환을 유인하는 모멘텀이 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이사회가 지배주주가 아닌 대다수 주주를 대변할 수 있도록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보호하는 상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주 제안은 상법상 주주총회 개최일 6주 전까지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는 만큼 3월 주총 시즌을 앞두고 당분간 행동주의펀드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주총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등에 업은) 행동주의펀드의 대대적 공세가 예상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개미투자자를 위한 주주 환원 대책과 함께 무리한 펀드 요구 사항에 맞서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골머리를 앓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황정원 기자·박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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