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학교 신입생에게도 전과가 허용되고, 대학이 다양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도록 법령상 학과·학부 규정도 폐지된다. 예과 2년·본과 4년으로 구성됐던 의과대학 수업은 '예과+본과 6년 범위'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설계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대학 혁신을 가로막았던 벽을 적극 허물어 창의적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석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13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고 밝혔다. 우선 대학 내 벽 허물기를 위해 그동안 2학년 이상의 학생에게만 허용되던 전과가 1학년 학생에게도 허용된다. 대학에 학과·학부를 두도록 한 원칙도 폐지하고, 학과·학부에 상응하는 조직을 학칙으로 자유롭게 둘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학은 융합학과(전공) 신설이나 학생 통합 선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 조직을 자유롭게 구성·운영할 수 있게 된다. 예과 2년·본과 4년으로 운영되던 의과대학 등의 수업연한도 6년 범위에서 대학이 유연하게 설계해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대학과 산업체 협력 강화를 위해 그간 개별 대학 단위로만 허용되던 국내대학-외국대학 공동교육과정을 다수 대학이 참여하는 방식(컨소시엄)으로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전임교원이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주 9시간의 전임교원 교수시간 원칙도 폐지하고,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대학이 외국대학에 교육과정을 수출하는 경우에도 교육부 승인 등을 거치지 않고도 학칙에 근거해 할 수 있게 됐다. 외국대학과의 공동교육과정과, 국내대학 간 공동교육과정의 학점 인정 범위도 확대된다. 그동안 현장의 개선 요구가 많았던 학교 밖 수업의 경우 운동선수나 군인 등 통학이 곤란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이동수업'과, 첨단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교가 지자체·연구기관 등과 협약을 맺고 운영하는 '협동수업'으로 구분해 관련 규정을 완화했다. 재직자와 지역주민의 고등교육 참여 기회를 늘리고자 산업체 위탁교육을 석·박사과정까지 확대하고, 비수도권 전문대학의 성인 학습자 정원 외 선발 제한 등도 폐지한다. 학생 예비군에 대한 학습권 보장 조항도 신설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대학 안팎의 벽을 허물고, 대학이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담대하게 혁신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더욱 두텁게 마련하게 됐다"며 “시행령 개정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는 고등교육법 전면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유치원 교원의 교권 회복을 위해 유아생활지도의 방식과 범위를 담은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도 함께 의결됐다. 새 시행령은 원장 등 교원이 학업·안전·인성 등의 분야에서 조언·상담·주의·훈육 등의 방법으로 유아를 지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