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우울증 환자가 겪는 주된 증상인 무쾌감증의 원인을 밝혀냈다. 무쾌감증은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이다. 그동안 만성 스트레스 탓으로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무쾌감증 동물 실험 결과를 설명한 그림. 사진 제공=한국뇌연구원한국뇌연구원은 구자욱 정서인지질환연구그룹 책임연구원과 강효정 중앙대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무쾌감증이 특정 뇌 영역과 유전자의 분자적 기전을 통해 발생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 ‘실험과 분자의학’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이 무쾌감증에 걸린 동물을 대상으로 뇌의 전전두엽을 활성화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전전두엽이 활성화한 개체는 그렇지 않은 개체보다 설탕물을 더 선호하는 등 쾌감에 더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같은 스트레스를 가했을 때 무쾌감증 개체에서 ‘Syt4’라는 특정 유전자가 두드러지게 발현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Syt4를 과발현시킨 개체에게 7일 동안 스트레스를 가하자 심한 무쾌감증을 보인 반면 이 유전자가 억제된 개체는 스트레스에도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Syt4는 뇌에서 다양한 신경 영양 물질을 분비하고 옮김으로써 뇌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가 과발현하면 뇌에서 뇌유래신경성장인자(BDNF)라는 물질 방출을 억제해 무쾌감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구팀은 “전전두엽과 특정 유전자가 장기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무쾌감증의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Syt4 유전자와 뇌 지도망이 향후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