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사진)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서만 자산을 38억 달러(약 5조 836억 원) 불리면서 세계 500대 부자 중 30위권에 진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암(ARM)의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손 회장의 자산이 13일(현지 시간) 현재 151억 달러(약 20조 2007억 원)로 지난해 말에 비해 약 38억 달러 증가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기준으로 세계 부자 순위 30위권에 해당된다.
가장 큰 요인은 ARM 주가가 기업공개(IPO) 당시와 비교해 세 배 가까이 뛰어오른 덕분이다. ARM 주가는 지난해 뉴욕증시에 상장할 당시의 공모가 51달러에 비해 192%나 올랐다. 특히 지난주 실적 발표 이후 사흘 동안 90%나 상승했다.
소프트뱅크 주가도 최근 3년래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 소프트뱅크는 주요 자산인 비전펀드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큰 손실을 입어 주가가 순자산가치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야마구치 마사히로 SMBC트러스트뱅크 선임분석가는 “보유 자산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소프트뱅크 주가가 비싸다고는 할 수 없다”며 “ARM의 경우 주가가 크게 올라 과열로 보일 수 있지만 향후 수익 성장이 뒷받침되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반면 ARM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립 애널리스트 빅토르 갈리아노는 “유사한 성장세를 보이는 엔비디아가 미래 순익 대비 주가 비율이 ARM의 절반 정도”라며 “현재 ARM의 주가에 ‘슈퍼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