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차기 회장 경쟁이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 황병우 DGB대구은행장 3파전으로 치러진다. 외부 인사 2명과 내부 인사 1명으로 압축됐다. 지난해 9월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절차에 돌입한 지 5개월 만이다. 최종 후보자는 이달 말께 확정될 예정이다.
DGB금융지주는 14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쇼트리스트 3명을 이같이 선정했다. 권 전 행장은 1963년생으로 2019년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2020년 우리은행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사장은 1956년생으로 2014년 SGI서울보증 사장, 2016년 KB금융지주 사장, 2020년 홈앤쇼핑 대표 등을 맡았다. 황 행장은 1967년생으로 DGB금융지주 전무를 거쳐 지난해 1월부터 DGB대구은행장을 맡고 있다.
회추위는 약 한 달간에 걸쳐 회추위원 및 외부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해 후보자를 검증한 후 쇼트리스트를 추렸다. △회추위원 인터뷰 △금융 전문가 심층 인터뷰 △경영 전문성 평가 △행동사건면접(BEI) 평가 △외부 전문기관 심층 심리검사 등 세부 프로그램 결과를 바탕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후보자는 향후 2주간 선정 프로그램을 통해 종합적인 경영 역량을 추가로 검증받은 뒤 결정된다. ‘CEO급 외부 전문가 1대1 멘토링’과 ‘사업 계획 및 비전 발표’로 진행된다. 최종 후보자는 이달 말께 결정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이 내정되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 다음 달 말 예정된 DGB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선임이 확정된다.
한편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구은행의 불법 증권 계좌 개설과 관련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 제재가 결정됐다. 이달 7일 열린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제재 수위가 정해졌고 금융위원회의 최종 의결만 남은 상황이다. 앞서 금감원은 현장 검사를 통해 대구은행이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고객 동의 없이 1662개의 증권 계좌를 부당 개설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쇼트리스트에 포함된 황 행장의 경우 금융 당국이 대구은행의 중징계를 최종 결정할 경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지만 이번 제재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자체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이 금융 사고가 ‘주주’가 아닌 ‘은행 또는 임직원의 위법행위’와 관련한 문제라면 시중은행 전환 심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 사고가 발생한 은행에 대해서는 심사 과정에서 세부 심사 요건 중 ‘내부통제 체계의 적정성’ 관련 사항을 더욱 엄격하게 심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심사 과정에서의 일부 난항은 예상된다. 아울러 금융위의 최종 의결 결과 ‘기관경고’가 확정되면 시중은행 전환 후 대구은행은 금융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는 만큼 사업 확장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