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사업자(VASP) 미신고 논란에 위믹스(WEMIX)가 타격을 입었다.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신고수리를 거치지 않고 영업 중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것이다. 5대 거래소가 속한 업계 자율규제 기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가 운영하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제보 창구에 지난달 관련 제보가 들어온 것이 발단이었다. 제보자는 위메이드가 운영하는 탈중앙화 거래소(DEX) ‘피닉스 덱스(PNIX DEX)'와 지갑 서비스 ‘플레이 월렛’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대상임에도 미신고 영업 중이라고 지목했다.
검찰 수사 사실이 알려진 지난 9일 WEMIX 가격은 코인마켓캡 기준 2.1683달러로 전날 대비 8% 떨어졌다. 14일 2.1241달러로 지난 한 달간 최저점을 찍은 WEMIX는 하락분을 회복해 15일 오전 9시 10분 전일 대비 10.43% 오른 2.38달러를 기록했다.
VASP 심사는 올 한 해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21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수리를 받은 업체들의 재심사 시점이 올 9월로 다가왔고 이를 대비해 FIU는 최근 제도권 금융기관 수준의 AML 심사를 예고했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원화마켓 거래소를 비롯해 가상자산사업자 24개사가 일률적으로 재심사를 거치고 그 과정에서 국내 영업 자격을 박탈당하는 사례도 생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가상자산 업계의 분기점으로 여겨진다.
빅 이벤트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는 벌써부터 전초전을 치르는 모습이다. 위메이드를 겨냥한 제보가 접수된 DAXA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제보 창구는 지난해 12월 4일 개설됐다. DAXA에 접수된 제보는 내국인 대상 영업 여부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DAXA의 1차 검토를 거쳐 FIU에 보고된다. DAXA 관계자는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제보가 현재까지 얼마나 접수됐는지는 공개 않을 방침"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미신고 사업자 색출에 앞서 명확하게 정립돼 있어야 할 가상자산사업자 기준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달아 입출금을 돌연 중단하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파장을 몰고 왔던 델리오·하루인베스트 사태 때도 이미 지적된 문제다.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가 신고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탓에 두 업체 모두 자체 판단 하에 FIU 미신고 상태로 영업해왔다. 당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대상 기준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올 7월 시행될 예정인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도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정의는 포함되지 않았다. FIU가 지난 13일 발표한 2024년도 업무 계획도 기존 가상자산사업자 단속에 집중됐을 뿐 신고 범위를 명확히 하겠다는 계획은 담기지 않았다.
전통 금융권 수준의 강도 높은 가상자산사업자 재심사 과정에서 미신고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검찰 수사 사실이 알려진 이후 위메이드도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대상에 대한 해석의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신고를 해야 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의혹이 제기되는 서비스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대상 서비스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