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가자 휴전 협정 와중에도…네타냐후 "라파에 강력한 군사작전"

네타냐후 "완전한 승리 때까지 싸울 것"

협상단 이집트 파견 후 1일만에 성명

라파 지역에 피난민 140만명 몰려있어

국제사회 "민간인 학살로 이어질것" 경고

피난하는 가자지구 주민들. 신화연합뉴스피난하는 가자지구 주민들. 신화연합뉴스




이집트에서 중동 가자지구 휴전·인질 협상을 위한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 작전을 예고했다. 현재 라파에는 100만 명 넘는 피난민이 몰려있지만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4일(현지 시간) 텔레그램에서 성명을 내고 “우리는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이는 민간인의 대피를 허용한 후 라파에 대한 강력한 군사 조치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다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이 이끄는 대표단이 협상을 위해 이집트 카이로로 파견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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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시작한 전쟁을 피해 내려온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몰려있는 도시다. 라파는 이집트와 맞닿아 있어 국제사회의 구호물자가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기도 하다. 240만명의 가자지구 주민 중 절반 이상인 140만명이 현재 라파 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민간인의 대피를 허용한다”고 말했지만 이미 최남단까지 쫓겨온 피난민들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디언은 “가자지구에 갇힌 민간인들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안전장치가 마련될지에 대해서 (성명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신화연합뉴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신화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민간인 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스라엘의 라파 공세에 프랑스는 단호히 반대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 역시 “(갈 곳 없는 라파 민간인들이) 간단히 허공으로 사라지도록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유럽연합(EU)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무역협정과 관련한 인권 의무를 준수하고 있는지 긴급하게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이스라엘군은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와 잔당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곳을 점령해야만 전쟁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발표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서도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들을 구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속적인 군사적 압박뿐”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는 강력한 군사적 압박과 단호한 협상을 통해 112명의 인질을 구출했다”며 “이것이 모든 인질이 풀려나게 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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