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 주축 선수인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사이에서 불화가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외신들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리더십 문제로 거취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한국시간) 독일 최대 축구전문지로 알려진 ‘키커’는 “클린스만의 미래는 불확실하다”며 “이번 사건(대표팀 내분)이 클린스만 감독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키커는 “대한축구협회가 이번 주 클린스만이 미국에서 원격으로 참가하는 회의를 계획했다”면서 15일 열리는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축구 전문 잡지 ‘뤼카른 오포제’도 “‘손흥민-이강인’ 사건은 클린스만 감독의 이미지를 더욱 손상시켰다. 이 사건 이후 그는 자신의 팀을 하나로 묶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미래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는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과 전력강화위원 7명이 참석해 아시안컵 경기력과 대회 준비 과정 등을 점검한다. 지난 10일 미국으로 출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정몽규 회장 등 축구협회 집행부는 전력강화위원회 평가를 참고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 13일 개최된 임원회의에서는 감독 ‘경질’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3월 파울루 벤투 감독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 부재 논란과 함께 비판이 제기됐다. 원격 근무와 잦은 해외 출장 등으로 근태 논란도 불거졌다. 그런 와중에도 호언장담했던 아시안컵 우승이 수포로 돌아가며 사퇴 여론은 걷잡을 수 없어졌다. 아시안컵 준결승전이었던 요르단과의 경기 바로 전날 저녁 식사 시간 손흥민과 이강인 등이 물리적 충돌을 빚은 사실이 14일 영국 대중지 더선을 통해 알려지면서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관리에도 실패했고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선 보도와 축구협회의 설명에 따르면 당시 이강인은 설영우(울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과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친 뒤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치다가 주장 손흥민의 제지를 받자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격분한 손흥민이 멱살을 잡자 이강인은 주먹질로 맞대응했고 다른 선수들이 둘을 떼어놓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선수들 간 싸움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현장에 있었으나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고참급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요르단전에 이강인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