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많이 판매되는 것보단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고, 중소규모 신진디자이너브랜드가 잘 되는 게 중요하죠”
15일 찾은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에선 ‘무신사 시즌 프리뷰’가 열렸다. 21일까지 일주일 간 다음 시즌인 가을·겨울 상품을 선공개하고 고객 투표를 통해 발매를 결정하는 온오프라인 행사다.
이 같은 행사가 열린 건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프리뷰를 통해 발매된 상품도 이번에 공개돼 단독 판매한다.
무신사는 샘플 상품 생산과 행사를 준비하는 비용을 도맡아 지원하고 있다. 입점 브랜드가 기존에 시도하지 못한 실험적인 디자인을 부담없이 선보이고,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생산 및 발매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이 덕에 모자나 가방을 내놓던 ‘월스와일무브먼트’는 치노팬츠와 워크웨어를, 가죽의류 브랜드 ‘도프제이슨’은 데님 소재를 시도했다. 지난해 시장에 나온 ‘오헤시오’는 그간 내놓던 화려한 디자인 대신 단정한 복고풍 콘셉트를 택했다.
이날 34개 브랜드 280여 개 상품이 공개돼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소비자는 일종의 ‘채점표’를 들고 다니며 상품 개발 과정에 참여한다. 행사에 참여한 브랜드사는 기획 단계서부터 고객 반응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확인된 수요는 다음 생산 및 발매 계획에 반영된다. 무신사 관계자는 “행사에 참여한 패션 업체들은 주로 온라인 채널이 중심이다 보니 고객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트렌드 분석업체 WSGN과 연계해 6개의 패션 키워드도 내놨다. △하이퍼 스테이트먼트 △로우키 클래식 △레트로 럭스 △레더 리믹스 △리세토리얼 △글램 앤 씬 실루엣이다. 각 키워드에 속한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공간을 꾸몄다.
이번 프리뷰는 입점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는 ‘상품 기획 인사이트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패션 업계의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입점 브랜드의 신상품 기획부터 생산·마케팅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이 같은 취지로 장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건 패션 기업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