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배 같은 신선 과일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해 냉동 과일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값싼 냉동 과일로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4’에 따르면 지난해 냉동 과일 수입량은 전년보다 6% 증가한 6만 4000톤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입 금액은 1630만 달러에서 1620만 달러로 소폭 줄었지만 수입량으로 보면 사상 최대 수준이다.
연구원은 “지난해 공급량 감소로 국내산 과일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냉동 과일 소비가 늘면서 수입량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지난해 12월 22~26일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냉동 과일의 속성별 만족도 중 가격이 3.5점으로 평균 점수 대비 가장 높았다. 포장 규격(3.4점)과 안전성(3.3점), 맛(3.2점)이 그 뒤를 이었다. 또 응답자 가운데 22%가 ‘저렴한 가격’을 구매 이유로 꼽아 가격이 냉동 과일 수요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일 값은 지난해 고공 행진을 이어왔다. 사과 가격은 지난해 11월 전년보다 73% 상승했고 12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79%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8~12월 배 값도 생산량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38% 뛰었다. 사과·배의 대체재인 감귤 가격도 지난해 10~12월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 올랐다. 이상기후로 과일 수확량이 기존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입 과일 30만 톤을 무관세나 최대 10%의 저관세로 들여오는 조치를 뼈대로 한 신선 과실 물가 안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사과 가격이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과일류 물가가 안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