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추진하는 15조 원 규모의 신규 원전 수주전에 시동을 걸었다.
19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국전력 아프리카 지사는 최근 정부에 남아공 신규 원전 사업 관련 동향을 보고했다. 남아공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신규 원전 사업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에서다. 남아공은 1984년부터 쾨버그 원전 2기를 가동 중이지만 만성적인 전력난에 신규 원전 수요가 높다. 이에 지난해 말 1250㎿급 대형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원전의 예상 가동 시점은 2032~2033년이다. 업계는 총사업비가 최대 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아공 원전 수주전이 본격화할 경우 한국을 비롯해 중국·러시아·프랑스 등의 4파전이 예상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지난해 남아공 측과 원전 기술 개발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프랑스는 과거 남아공과 합작해 쾨버그 원전을 지은 바 있다. 프랑스 원전 업체 프라마톰은 2014년 쾨버그 원전 개·보수 계약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원전은 아직 국제적인 신뢰도가 낮은 편이라 위협적이지 않다”며 “(수주전에)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한국의 수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국이 사막 최초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공기에 맞춰 지은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한전KPS 등 국내 원전 기업이 2021년부터 남아공 내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 보수 공사를 수주하며 신뢰를 쌓았다는 점 또한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남아공 원전 시장을 맡은 한전은 물론 한국수력원자력도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한전과 한수원은 다음 달 5일부터 7일까지 남아공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최대 에너지 포럼인 ‘아프리카 에너지 인다바’에 참석해 한국형 원전을 홍보할 계획이다. 다음 달 7일에는 원전 분과 포럼이 별도로 개최된다. 한전은 지난해부터 해당 포럼에 참여했고 한수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전이 남아공 수주에 성공한다면 아프리카 주변국으로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케냐·가나·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주요국은 원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2022년 남아공 공관을 ‘원전수출지원공관’으로 지정하는 등 아프리카 원전 수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