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국유은행이 화이트리스트(우량 부동산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최소 600억 위안(약 11조 1150억 원)의 대출을 배정했다. 중국 정부가 최대 명절인 춘제(음력설)를 마치자마자 경제 부양을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농업은행은 1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화이트리스트에 들어간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 400억 위안 이상의 대출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건설은행은 16일 5개 부동산 사업에 대한 대출을 30억 위안 늘린 데 이어 200억 위안 규모의 추가 대출을 곧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상은행과 중국은행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중국 정부가 지난달 지방정부에 자금난을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 업체와 적격 부동산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국유은행들은 이에 따라 1월부터 8000여 개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화이트리스트 대상에 잠정적으로 올린 후 검토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역시 이날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1.8%)를 통해 320억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천원징 차이나인덱스홀딩스 리서치센터 부실장은 “춘제 연휴 주택 구매자들의 모델하우스 방문이 늘었지만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자금 지원은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지난달 신규 주택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4.2%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신용 증가율의 경우 1년여 만에 가장 부진해 건설사들이 주택을 완공할 능력을 떨어뜨렸다.
중국 정부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경기 부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신속한 해결’을 내놓으라는 중앙정부 명령에 주요 지자체들은 앞서 각기 대책 회의를 열고 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중국 최대 경제 규모를 가진 광둥성은 올해 정보기술(IT)·신소재 등 1500개 이상의 투자 프로젝트에 1조 위안(약 185조 원)을 배정했다. 아울러 9000여 개 기업의 기술 점검을 돕고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한편 다수의 새로운 과학 연구 프로그램을 개시하기로 했다. 상하이시는 ‘일류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한 새로운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무역 업체들의 면세 신청서 제출 등 행정 절차를 용이하게 하고 외국 투자 기업들을 위한 표준화된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안도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