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김영주 국회부의장에 이어 박용진·윤영찬 의원 등 비명(비 이재명)계로 알려진 의원들을 대상으로 현역 의원 의정활동 하위 평가 통보가 이어지고 있다. 당사자들이 탈당, 재심 청구 등으로 반발하면서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 이하 해당자에게는 경선 득표의 30%를, 하위 10∼20% 해당자에게는 20%를 각각 감산하는 '현역 페널티' 규정을 적용한다.
윤 의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분류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윤 의원은 “하위 10%라는 공천관리위원회 통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지난 대선 제 지역구 성남 중원이 호남을 제외하고 전국 최고의 이재명 후보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총선에 임하는 민주당의 목표는 무엇인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인가, 아니면 이 대표 개인 사당화의 완성인가”라고 반문했다.
윤 의원은 “조사 주체도 알 수 없는 특정인 배제 여론조사가 소위 ‘비명계’ 지역구만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공관위가 아닌 당대표 측근들끼리 밀실에서 중요 사안을 결정한다는 괴담이 여의도에 파다하다”며 “하위 10%와 20%에 친문, 비명계 의원들이 무더기로 포함된 이번 하위 통보 결과는 그러한 괴담들을 사실로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비명계 공천학살과 특정인 찍어내기 공천은 표적이 된 당사자에게만 악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민주당 구성원들에게 총선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라며 “지금 일어나는 밀실, 사천, 저격 공천과 배제의 정치는 민주당을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것이며 저 윤석열정권에게 총선승리를 헌납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를 표적으로 한 끊임없는 불온한 시도를 꺾고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되었음을 통보받았다"면서 "당이 정해놓은 절차에 따라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북을에서 20대 총선부터 재선을 한 박 의원은 이번 총선 공천을 두고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알려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 등과 경쟁하고 있다.
박 의원은 "오늘의 이 치욕을 공개하는 이유는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많은 분이 경각심을 갖길 바라기 때문"이라며 "비록 손발이 다 묶인 경선이지만 당에 남아 승리해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힘을 가진 누구 한 사람에게만 충성하고 그를 지키겠다는 정치는 정작 국민에게 충성하고, 국민의 삶을 지키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는 반드시 실패하게 된다"며 "그런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부터 하위 20%로 평가된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김 부의장(4선·서울 영등포갑)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하위 20%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히고 "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볼 수 있는 가장 적나라하고 상징적인 사례"라며 탈당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