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설된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비서관실 인선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과학 선도 국가로의 변신과 디지털·탈탄소를 향한 대전환 시기 과학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인력 구성이 지연되면서 각종 과학계 현안 처리도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과학기술수석비서관실 내 △연구개발(R&D)혁신 △인공지능(AI)·디지털 △첨단바이오 △미래·전략기술 4개 부문 중 기존 최원호 과학비서관이 이동한 R&D혁신을 제외한 3개 부문 비서관에 대한 막바지 인사검증 작업이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각각 2명 내외의 후보군을 두고 검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박상욱 과기수석 임명을 기점으로 과기수석실이 가동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진용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과학수석실이 연구계나 산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하는 만큼, 여러 부처를 한꺼번에 관장하는 능력을 최우선으로 두고 후보를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특정 부처 관료 출신 보다는 민간 영역에서 활동해 온 전문가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당초 과학기술수석비서관실은 각 부문별 비서관에 더해 10명의 행정관으로 운영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각 부문별 비서관 선임이 늦어지면서 현재 1명의 비서관과 4명의 행정관이 1인 2역을 하며 업무를 처리 중이다.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 근무가 원래 그렇지만 인력이 너무 부족해 일하는 과기수석실 직원들이 초기에 번아웃이 올 지경”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순수 민간 출신 인사를 발탁하려는 인사 기조가 빠른 인선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공직자와 달리 평생을 학계·산업계 등 민간 영역에서 활동해온 인물들은 과거 활동, 가족 관계 등에 대한 자료 수집과 검증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 선도국가’의 초석을 놓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과기수석실을 신설한 만큼 어느 때보다 신중을 가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과기수석실은 기술안보, 기술유출 등 과학·산업계의 현안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바이오, AI 등이 국가적 성장동력으로 발전하도록 다리를 놓는 정책까지 마련해야 해 임무가 막중하다. 대통령실은 국정목표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면서도 국가 기술 경쟁력 제고에 의지를 가진 인물을 찾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후보군을 압축해 검증하는 마무리 단계라면서도 발표 시점을 예단하긴 어렵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학기술 대통령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인선에 좀 더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