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7분기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북미 진출이 막힌 중국 제조사들이 해외 진출 교두보로 현지 공략을 강화하는 가운데, 프리미엄(고급형)폰 강세에 힘입은 아이폰의 영향력도 커진 것이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다음 주 현지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AI폰 시장 선점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21일 시장조사업체 캐널라이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유럽에서 스마트폰 출하량으로 경쟁사 중 가장 높은 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7분기 만에 처음으로 삼성전자(28%)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통상 아이폰 출하량은 신제품 출시 효과가 큰 4분기에 급증하지만 유럽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도 삼성전자에 1%포인트 밀려 2위에 그쳤었다.
이에 애플은 지난해 연간으로도 27% 점유율을 얻으며 1위 삼성전자(34%)와의 격차를 지난해보다 2%포인트 좁혔다. 캐널라이스는 아이폰의 인기가 세계적인 프리미엄폰 선호 현상에 힘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유럽 시장에서 800달러(약 107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폰 출하량의 비중은 전년(36%)보다 증가한 40%에 달했으며, 프리미엄폰 점유율은 애플이 77%로 삼성전자(16%)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캐널라이스는 지난해 3% 위축됐던 유럽 시장이 올해는 한자릿수 성장세를 회복하고 프리미엄폰 중에서도 온디바이스(기기 내장형)AI 스마트폰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4에서 삼성전자는 AI폰 대세화 전략을 제시할 전망이다. 첫 AI폰 ‘갤럭시S24’ 시리즈에 이어 전작 ‘갤럭시S23’과 웨어러블(착용형) 기기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에 AI를 이식할 계획이다.
샤오미, 아너, 비보 등 북미 진출이 제한적인 중국 제조사들도 자국과 인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첫 글로벌 무대에서 AI폰 데뷔전을 치르게 된다. 하반기 출시될 애플 아이폰16 역시 AI 연산에 필요한 뉴럴엔진 코어를 늘린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두뇌칩) ‘A18’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