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이상고온에 공급 과잉…천연가스 30년 최저 수준 ‘뚝’

천연가스 가격 전년比 35%↓

“코로나 제외하면 1995년 이후 최악”

천연가스 선물 가격. 자료=WSJ천연가스 선물 가격. 자료=WSJ




천연가스 가격이 약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겨울철 이상고온으로 시장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공급은 여전해 가격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3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주 100만 BTU(열량단위) 단위당 1.60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약 35% 떨어진 가격이다. 특히 지난 20일 천연가스 가격은 1.576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WSJ은 이를 두고 “2020년 코로나 폭락기에 100만 BTU 당 1.50달러 이하로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1995년 이후 천연가스 가격이 이렇게 낮았던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급격히 떨어진 천연가스 가격은 우선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 겨울 예년보다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자 난방 등에 쓰일 연료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가격 하락의 배경이 뒀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중서부 지역의 경우 1950년 이래로 가장 온화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전해진다. JP모건에서는 이와 관련해 올 2월의 난방 온도 일수가 10년 평균에 비해 약 21% 적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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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생산량. 자료=WSJ천연가스 생산량. 자료=WSJ


사용되지 못한 가스는 창고에 쌓이면서 가격을 더 끌어 내렸다. WSJ이 에너지정보관리국의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2월 16일 기준 재고량은 5년 평균보다 22%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공급은 오히려 늘어났다. 실제 S&P 글로벌 커머더티 인사이트에 따르면 이번 달 미국의 일일 생산량은 작년 2월보다 3.3%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미국 최대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체사피크 에너지의 최고경영자(CEO)인 닉 델오소는 “시장은 분명히 공급 과잉 상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가 하락으로 이끌었다는 뜻이다.

이에 생산 업체들은 이제 생산량을 줄이기로 결정하지만 시장의 비관론은 여전한 분위기다. 트레이더들이 가스 가격의 추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이다. WSJ은 최근 100만 BTU 당 50센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풋 옵션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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