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한 공사 현장에서 고대 백제 시대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목조 우물이 발견됐다. ‘한양 백제’의 도읍 유적인 풍납토성·몽촌토성의 인근인 데다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흔적도 나와 향후 연구가 주목된다.
2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매장문화유산 발굴·조사기관인 중부고고학연구소가 발굴 조사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52번지 일대에서 목조 우물 1기가 확인됐다. 우물은 몽촌토성에서 약 0.6㎞, 풍납토성에서는 약 1.6㎞ 떨어져 있다.
서기 4∼5세기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이 우물은 긴 나무 조각을 층층이 쌓아 올린 구조다. 목재의 양 끝을 다듬어 서로 끼워 넣는 형태로, 위에서 보면 ‘정(井)’ 자 형태를 나타낸다. 한 면의 길이는 95∼11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 측은 “한성 백제 시기 당시 왕성 외곽에 위치하는 토지의 점유와 활용 양상에 대한 자료를 확보했다”며 “도성과 외부 경관을 비교·검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점도 큰 성과”라고 밝혔다.
서울에서 백제시대 때 만든 우물이 확인된 건 이번이 3번째다. 앞서 풍납토성 경당 지구와 송파구 대진·동산 연립주택 부지에서 한성 도읍기 때 조성한 우물이 각각 1기씩 발견된 바 있다.
이번 우물 안에서 각종 유물도 발견됐다. 바닥에서는 비교적 완전한 형태의 토기가 다량 출토됐다. 주둥이 일부가 깨져 있거나 몸체 윗부분에 끈을 묶은 듯한 흔적도 여럿 확인됐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우물이 발견된 일대에서는 한성 백제기의 흔적이 남아있는 다양한 유구도 나왔다. 2021년 8월부터 약 2년 반 동안 조사를 진행한 결과, 현장에서는 ‘철(凸)’ 자 형태나 사각형 형태로 된 주거지를 비롯해 크고 작은 구덩이, 도로 흔적 등이 확인됐다.
백제사 전문가는 “우물은 도시가 구획되고 주거지, 관청 등 각종 시설이 들어서면서 배치된다. 앞으로 (비슷한 유적이나 유물이) 더 발견될 수 있으며 제작 기법, 성격 등 살펴볼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