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현 현대제철 대표가 파업을 예고한 노동조합과 만나 대화를 나눈다. 현대제철 노사는 성과급 및 임금 인상률 관련 의견 차가 평행선을 달리며 해를 넘긴 올해도 임금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26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서 대표는 2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와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 대표가 노조와 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은 지난해 12월 취임한 후 처음이다. 노조는 이 자리에서 서 대표에게 특별 성과급 지급과 2023년도 임금협상에 따른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노조는 23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 노조 확대 간부 500여 명이 모여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임금협상과 관련해 회사 측의 추가 제안이 없을 시 3월 5개 공장(당진·당진 하이스코·순천·인천·포항 지회)이 총파업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9월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해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해둔 상태다.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성과급으로 영업이익의 25%, 이와 별개로 70주년 특별 성과급과 기본급 18만 4900원 인상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이 2022년 역대 최고 매출과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만큼 높은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업이익의 25%는 현대제철 직원 1인당 3500만 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노조는 현대자동차와 성과급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을 두고 ‘계열사 간 차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현대그룹의 눈치를 보면서 현대제철은 2023년 임금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에 수익성이 오히려 악화한 상황에서 이 같은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철강 시황 악화에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2022년 1조 6165억 원에서 지난해 8073억 원으로 50% 이상 감소했다. 회사 측은 노조에 기본급 10만 2000원 인상, 성과급 400% 등의 내용이 담긴 임금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설득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