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인 미국 드라마 제작사 ‘피프스시즌’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4분기 매출 1589억 원·영업이익 194억 원으로 깜짝 턴어라운드를 기록한 피프스시즌이 콘텐츠 파이프라인 확대와 유통업 확대로 글로벌 스튜디오로의 도약에 나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피프스시즌의 주요 콘텐츠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잇따라 공개되고 있으며 시즌제 드라마를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선 일본 야쿠자 범죄를 취재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인기작인 ‘도쿄 바이스’의 시즌2가 8일부터 HBO의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맥스를 통해 공개 중이다. 시즌1은 맥스에서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올랐고 6주간 글로벌 톱10을 지킨 바 있다. 시즌2로 공개 직후 톱10 리스트에 안착했다.
호주 대표 미디어 기업 폭스텔의 OTT 빈지에 공급한 스트라이프의 후속 시즌도 제작을 확정했다. 최연소 호주 코스모폴리탄 편집장 미아 프리드먼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시즌1이 공개되자마자 최고 시청 기록을 갈아 치워 공개 1개월 만에 후속 시즌을 결정한 것이다.
‘더 위민 인 더 월’은 1분기 쇼타임을 통해 북미 지역에서 방영된다. ‘키스 더 퓨처’는 2월 중 일부 극장에서 개봉된 뒤 하반기 파라마운트+를 통해 공개된다. 애플tv+에서는 ‘레이디 인 더 레이크’를 상반기 중 선보인다.
미국 작가·배우 파업으로 제작이 멈췄던 작품들의 제작도 재개된다. ‘킹스맨’의 주연 태런 애저튼이 출연하는 ‘죽음을 문신한 소녀’의 제작이 다시 시작됐다. 훌루의 인기작인 니콜 키드먼 주연의 ‘아홉명의 완벽한 타인들’도 미국·독일·오스트리아 3개국 합작으로 시즌2 제작이 재개됐다. 애플tv+의 대표작 ‘세브란스’도 연내 공개를 목표로 한다.
피프스시즌은 올해 다큐멘터리·영화 등 25편 이상의 공개를 목표로 한다. 정우성 CJ ENM 글로벌사업본부장(CGO)는 4분기 실적발표에서 “제작 시스템이 정상화되며 지난해 제작 지연됐던 작품들을 올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 사업도 확장 중이다. 로스앤젤레스(LA) 뿐 아니라 뉴욕·런던·스톡홀름·홍콩·베이징 등 글로벌 거점을 운영 중이며 최근에는 중동과 아프리카에까지 네트워크를 넓혔다. 지난해 로쿠의 오리지널 유통권을 획득한 데 이어 최근에는 ‘다빈치코드’ ‘뷰티풀 마인드’ ‘8마일’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대표 제작사 이매진 엔터테인먼트와 다년간의 다큐멘터리 콘텐츠 공동 투자 및 제작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해 에미상 다큐멘터리 및 논픽션 특별 부문 후보에 오른 ‘메리 타일러 무어 되기’가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유럽 내 콘텐츠의 유통권 확보도 가속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룬 ‘슈퍼파워’가 글로벌 유통을 시작했고, 범죄 드라마 시리즈 ‘무슈 스페이드’의 배급권도 확보했다. 지난해 말 2900억 원을 투자하며 25%의 지분을 확보한 일본 대표 엔터사 토호와의 협력도 기대된다. CJ ENM 관계자는 “피프스시즌의 제작·유통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며 “TV 시리즈를 비롯해 콘텐츠 유통·영화와 다큐멘터리까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 지속적 성장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