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오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다. 배우에게 이런 작품이 인생에 한 번 오기도 어려운데 이렇게 왔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주역들이 저마다의 소감을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패스트 라이브즈'(감독 셀린 송)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셀린 송 감독, 배우 유태오,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어린 시절 첫사랑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뉴욕에서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제96회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 노미네이트되는 쾌거까지 이룬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패스트 라이브즈'를 연출한 셀린 송 감독은 이번 데뷔작으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셀린 송 감독은 오스카 레이스 완주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됐을 때 너무 영광이었다. 데뷔작이기에 꿈만 같다"고 들뜬 마음을 밝혔다.
작품 속에는 해성과 노라(그레타 리)의 특별한 관계로 인해 뉴욕에서 남편과 함께 셋이서 만나는 신이 주요 명장면으로 등장한다. 이에 대한 비하인드를 밝힌 셀린 송 감독은 "한국에서 놀러온 친구, 미국에 있는 남편과 셋이 만난 적이 있다. 서로가 언어가 안 돼서 내가 언어가 둘다 되는 사람으로서 해석을 해줬는데 그때 나의 아이덴티티나 역사, 스토리를 해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연출 계기를 언급했다.
더불어 작품 속에는 해성과 노라의 사이를 보여주는 압도적인 영상미와 가슴 아린 대사들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셀린 송 감독은 "최대한 솔직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너무 오버하지도, 오버하지 않게 하지도 않았다. 밸런스가 중요했다. 영상미는 감독으로서 찍는 과정에서 나를 찾아가며 발견한 것 같다. 이번 데뷔작을 찍면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지, 어떻게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배우는 과정이 됐다"고 회상했다.
해성 역을 맡은 유태오는 '레토'에 이어 '패스트 라이브즈'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배우로 발돋움했다. 유태오는 이에 대해 "과대평가된 상황인 것 같다. 결과주의적으로 연기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현실과 작품, 감독, 배우와 호흡을 잘 하면서 지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그는 출연 계기에 대해 "인연이라는 요소를 서양 관객들에게도 어필되고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푼 멋진 글을 읽었다. 마지막 신에서의 여운도 좋았기에 결과를 떠나서 관객들도 이 시나리오에서 읽었던 감성을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유태오는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인생을 바꿔준 작품이다. 배우에게 이런 작품이 인생에 한 번 오기도 어려운데 이렇게 왔다. 결과적으로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이날 행사에서 '패스트 라이브즈'를 향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선댄스에서 처음 선보이고 고향에 와서 처음 선보이는 날이다. 너무 기쁘고 설렌다"라며 영화를 선보이는 소감을 전했다.
더불어 '패스트 라이브즈'가 어떻게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기생충' 이후 한국의 노하우와 자산을 가지고 전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까, 효율적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이 작품을 만났다. A24와 이 작품을 보며 서로 같이 시작하자는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한국적인 정서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적인 치열함이 들어왔다. A24라는 회사는 북미 시장에서 영화를 사랑하고 관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다가가는 회사였고 우리는 아시아 중심으로 브랜드를 구축하던 회사였기에 양쪽에서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CJ ENM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영화 시장이 코로나 이후에 크게 변화를 맞고 있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 지금 같은 시대에는 이전에 성공했던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하기 보다는 원점에서 작품 자체를 다시 보고 역방향으로 봐야 한다. 관객들의 수요에 맞춰서 영화를 기획하고 만들었다면 지금부터는 기존의 수요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영화의 장르가 무엇인지 집중해서 기획을 하고 있고 미디어 관점에서도 적합한 유통 방식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사업 전개를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는 3월 6일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