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단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복귀하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설정한 마지노선인 29일을 앞두고 서울대학교병원장이 소속 전공의들에 복귀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주요 대형병원의 병원장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 '공식적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김영태 서울대병원장과 송정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 이재협 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장은 전날 오후 소속 전공의 전원에 '서울대병원 전공의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들은 해당 글에서 "전공의 여러분, 병원장으로서 저희는 당부드린다"며 "이제 여러분이 있어야 할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진심은 충분히 전달됐다"며 "중증 응급 환자와 희귀 난치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많은 환자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돌아와 달라"고 적었다.
김 원장 등은 전공의들과 함께 필수의료 체계와 수련환경을 개선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왜곡된 필수의료를 여러분과 함께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여러분의 일터를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탈바꿈시켜 보다 나은 의료를 제공하고, 보다 나은 수련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 모두의 목소리를 담아 선진국형 의료를 만들어가겠다"며 "전공의 여러분의 꿈과 희망은 환자 곁에 있을 때 빛을 발하고 더욱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믿고 있다.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전공의들이 오늘 안에 돌아온다면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27일부터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복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오늘이 (정부가 제시한) 복귀 마지막 날인 만큼 환자 곁으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했던 전공의들 가운데 294명이 지난 27일 밤사이 복귀한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정부가 28일 오전 11시 기준 전국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상위 50개 병원의 복귀 규모는 181명이었다.
수도권 소재 A병원은 24명, 서울 소재 B병원은 37명이 복귀했으며 호남권 C병원에서도 66명이 돌아왔다.
28일 밤사이 병원으로 복구한 전공의 규모는 아직 공식 집계 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