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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마켓 거래소 협의체, 회원사 줄폐업에 해체 위기

당국 규제·실명계좌 발급 어려워 경영난

"회원사 대부분 사업 유지 여부 고민중"

지난해 1월 열린 VXA 출범식. /사진=VXA지난해 1월 열린 VXA 출범식. /사진=VXA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협의체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VXA)’가 해체 위기에 처했다. 국내 금융당국의 규제와 은행 실명계좌 발급에 어려움을 겪은 회원사의 폐업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VXA는 사실상 운영을 중단했다. VXA 소속의 한 코인마켓 거래소 A대표는 “마지막 모임을 가진 지 4~5개월 된 것 같다.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밝혔다. 다른 회원사의 B대표도 “최근 몇 달 동안 (VXA) 회원사를 만난 적 없다”고 전했다.



VXA는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10개 사가 모여 지난해 1월 출범했다. 월 1회 정기모임을 통해 은행 실명계좌 발급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거래소는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원화·가상자산을 교환하는 원화 거래소로 전환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VXA는 지난해 국내 12개 은행에 실명계좌 계약을 위한 실사 요청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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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XA 회원사 프로비트가 지난 16일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출처=프로비트 공식 홈페이지VXA 회원사 프로비트가 지난 16일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밝혔다./출처=프로비트 공식 홈페이지


그러나 VXA는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실명계좌 발급에 실패한 회원사들이 영업난에 못이겨 연달아 폐업했기 때문이다. VXA 회원사인 하이블록(옛 후오비코리아)은 지난달 국내 거래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프로비트도 지난 16일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 VXA 소속 코인마켓 거래소 C대표는 “단체가 아닌 친목의 자리인 만큼 주로 업계 근황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활용하려 한다”고 전했다. A대표는 “일부 거래소는 사실상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 (회원사끼리) 모여도 할 얘기가 없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도 한몫했다. FIU는 지난해 자금세탁방지(AML) 체계 점검을 위해 코인마켓 거래소에 종합검사를 실시했다. 올해는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 이전 거래소의 규제 이행을 점검하는 현장 컨설팅을 진행한다. 또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은행의 실명계좌 발급 기준도 강화한다. 현장 검사와 원화 시장 진입에 부담을 느낀 거래소가 올해 법안 시행과 가상자산사업자 갱신 신고 전에 일찍이 사업을 정리한 것이다.

C대표는 “지난해 FIU의 현장실사를 마친 거래소는 포블과 지닥이 유일하다”며 “지닥은 해킹 사건 이후 참여하지 않고 있고, 그 외 거래소는 현장실사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회원사 대부분이 사업 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어 모임의 의미가 많이 사라졌다”며 “사업을 종료한 회원도 (모임에) 함께하도록 독려했지만 실질적으로 참여 못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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