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스라엘 탓 안보 약화" 응답 미국인 늘어…전쟁 피로감에 중립 포기

민주당은 진보·중도 계파간 균열 가시화

응답자 56%만 "미국 중립 태도 유지해야"

뉴욕 시내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는 활동가들. AFP연합뉴스뉴욕 시내에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는 활동가들.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올해 11월 차기 대선을 앞둔 미국 민주당 진영 내부에서도 균열이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는 28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에 의뢰해 이달 16∼18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미국 성인 1039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조사에선 응답자의 56%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에서 미국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작년 9월 진행한 같은 조사(64%)에서보다 8%포인트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이 이스라엘의 편을 들어야 한다는 응답은 27%에서 31%로 4%포인트 증가했다.

팔레스타인 편을 드는 게 옳다는 응답자의 비율도 7%에서 11%로 역시 4%포인트 늘었으나 이같이 답한 응답자는 전원 민주당 지지자나 무당층이었다고 CCGA는 전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5개월째 이어지는 전쟁의 여파로 미국도 무력 개입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 중도에 머무르기보다는 어느 한쪽을 지지하는 입장을 지닌 미국인이 늘어난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민주당 내 진보 성향 계파와 중도 성향 계파 간의 분열상이라고 CCGA는 지적했다.



민주당 지지자는 과반수(62%)가 여전히 '중립'을 주장했으나 이는 작년 9월 조사(74%)에서보다 12%포인트나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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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스라엘 편을 들어야 한다는 민주당 지지자는 13%에서 19%로, 팔레스타인 편을 들어야 한다는 민주당 지지자는 11%에서 18%로 증가했다.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중립' 선호 비율은 41%에 그쳤고, 전체의 56%가 미국이 이스라엘 편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을 도와야 한다는 공화당 지지자는 2%에 불과했다.

이처럼 민주당 내에서 유독 계파 간 차이가 두드러지는 데는 지지자를 구성하는 집단이 공화당에 비해 더욱 다양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실제 CCGA와 여타 기관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나이가 젊거나 유색인종인 미국인일수록 이스라엘보다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인 경향이 크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가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하는 군사원조와 관련해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작전에 써선 안 된다는 제약을 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미국의 국가안보를 강화한다고 답한 비율도 50%에 그쳐 5개월 전 조사(64%)에서보다 14%포인트 감소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 때문에 안보가 약화한다는 응답은 32%에서 43%로 늘었다.

CCGA는 심지어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조차 이스라엘이 미국 국가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같은 기간 76%에서 64%로 크게 낮아졌다고 전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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