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이른 아침부터 길게는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돌봄을 이용할 수 있는 ‘늘봄학교’가 이달부터 전국 2700여개 초등학교에서 시행된다.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2741개 초등학교에서 오는 4~5일부터 늘봄학교가 시행된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에서 기존 방과후와 돌봄교실을 통합한 종합 교육프로그램으로, 아침 수업 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원하는 학생에게 다양한 방과 후·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제도다. 올해 1학기 초등학교 2741곳,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은 원하면 누구나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초1 학생들이 오후 1시께 정규 수업을 마친 뒤 매일 2시간 무료로 수강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무료 맞춤형 프로그램은 초1 학생의 학교 생활 적응과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는 K팝 댄스·음악 줄넘기·놀이음악과 같은 예체능 중심으로 구성됐다. 코딩 등 인공지능(AI)·디지털 교육과 게임·교구로 배우는 놀이한글·놀이수학·놀이과학, ‘마음 일기’와 같은 사회·정서 프로그램 등도 있다. 정규 수업처럼 40분간 수업한 뒤 10분간 휴식을 취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장애학생은 장애 유형, 발달 상황 등 특성에 맞게 교재와 교구를 활용한 교육을 받고 이주배경 학생은 수준별 한국어 교육과 기초학습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유료로 운영되는 선택형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제공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민간 기관과 함께 선수·지도자 출신에게 배우는 농구 수업, 축구 교실, 티볼(야구를 변형시킨 스포츠) 교실 등 예체능을 비롯해 AI·디지털, 글쓰기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유료 프로그램은 학생 1명당 월 평균 5만 원 미만이어서 사교육보다 부담이 훨씬 적다. 저소득층 학생에게 제공되는 방과후 자유수강권(1인당 연간 60만~80만 원) 지급 대상도 늘어난다. 교장이 추천할 수 있는 자유수강권 제공 대상도 전교생의 10%에서 20%로 확대된다. 부모의 퇴근 시간이 늦은 가정을 위해 저녁 식사도 무료 제공한다.
교육부는 기간제 교원 등 2250명 이상을 채용해 각 학교에서 늘봄학교 업무에 배정하고 2학기에는 공무직과 단기계약직 등 6000여 명을 순증해 학교마다 1명씩 둘 예정이다. 내년에는 늘봄업무 전담 조직인 ‘늘봄지원실’을 설치하고 늘봄지원실장 2500명을 늘려 대형 학교 위주로 1명씩 배치하기로 했다.
다만 교육 현장에서는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인력·재정 확충과 공간 마련 등에 대한 대안이 충분하지 않아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교원들은 기간제교사 채용이 어려운 인구 감소 지역의 학교에서 기존 교사가 늘봄 업무까지 떠맡게 우려가 크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3월 신학기 늘봄학교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관계부처 등 모든 주체들과 힘을 합쳐 학교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