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단독] 롯데家 3세 신유열, 글로벌 식품 전략 새로 짠다…첫 성장 화두

20년간 M&A로 해외 시장 확장

지역별 브랜드와 제품군 제각각

작업 착수, 상반기 새 비전 제시

인도와 미국을 핵심시장으로 타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가운데)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롯데정보통신 부스에서 메타버스 기술 등을 체험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오승현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가운데)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롯데정보통신 부스에서 메타버스 기술 등을 체험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오승현 기자




“해외 식품 사업을 제대로 키우는 작업을 올해 시작하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첫 성장 화두를 ‘글로벌 식품’으로 정하고 이와 관련한 비전을 상반기 내에 마련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미래 새 먹거리' 발굴 과제를 맡은 신 전무는 해외 식품 사업 전략의 큰 그림을 그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식품 사업을 시작한 20년 간 뚜렷한 성장 전략 보다는 인수합병(M&A)을 중심으로 확장해왔다”며 “상반기 내에는 새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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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오너가 3세인 신 전무는 지난 연말 정기 인사에서 승진하며 초대 미래성장실장을 맡았다. 그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하며 △바이오 △모빌리티 △2차전지 △수소 분야에서도 미래 성장 아이템을 찾고 있다.

신 전무가 글로벌 식품 전략 판을 다시 짜는 배경에는 롯데그룹의 모태인 식품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상징성과 함께 내수 시장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 K푸드 열풍 속 경쟁업체의 도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의 경우 개별 국가에서 M&A를 진행하다 보니 국가 별로 판매 제품군이 다르고 개별 브랜드 체제를 유지해왔는데, 전세계 시장을 아우르는 글로벌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 회장도 “그룹 차원에서 시장 전략을 고민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시장으로는 인도와 미국을 선정했다. 롯데웰푸드(280360)는 인도 현지에서 건과 법인 롯데 인디아와 빙과 법인 하브모어(HAVMOR) 등 두 개의 법인을 운영 중이다. 롯데 초코파이는 인도 시장에서 약 7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며 연간 75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첸나이 공장에 초코파이 제3라인을 본격 가동했고, 빼빼로 브랜드의 첫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인도를 낙점, 약 330억 원의 신규 설비투자를 결정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지난해 1075억 원 매출에서 올해는 20% 이상 늘릴 목표”라고 말했다.

또 빙과업체 하브모어의 경우 인도 서부지역 아이스크림 시장점유율 1위이며 롯데가 인수한 후 4년 만에 매출이 두 배로 뛰었다. 푸네지역 빙과 신공장도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신 전무는 올 상반기 직접 인도를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북미 지역에서는 빼빼로 글로벌 마케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롯데는 지난해 뉴욕 타임스퀘어와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 중심가에 빼빼로 브랜드 디지털 옥외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또 빼빼로 브랜드의 공식 글로벌 엠버서더로 K팝 스타 뉴진스를 발탁했다. 롯데 계열사 가운데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BMS의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고 호텔롯데가 뉴욕팰리스호텔을 인수하는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식품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황정원 기자·황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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