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당내 공천 갈등 상황에 대해 “혁신 공천 과정에서 생기는 불평의 소리를 침소봉대해 엄청난 대란이라도 발생한 것처럼 만드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론이 국민의힘의) 난장판 공천은 조용한 공천의 극히 일부분으로 취급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공천 심사 결과에 반발해 발생한 분신 시도 사건을 두고 “국민의힘의 무리한 검사 공천, 측근 공천, 입틀막 공천, 썩은 물 공천은 엄청난 소음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용한 공천이 분신 시도까지 발생하면 내홍과 갈등이라는 민주당 공천을 두고는 당사 앞이 어떨지 걱정돼 1일 저녁에 가봤다”며 “얘기를 들어보려고 찾아봤는데 한 분도 항의하는 분이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공천에 대해 항의가 없지 않지만 우리는 무리하게 공천하지 않았다. 최대한 경쟁을 보장했다”며 “그런데 언론들은 물 흐르는 소리를 소음이라고 하고 고인 물 썩는 소리는 외면한다”고 비판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서도 “돈 봉투를 받는 장면이 영상에 찍힌 정 의원이 후보로 과감하게 선정됐다”며 “나중에 돌려줬다고 하는데 돌려줄 봉투를 왜 받나. 쇼를 해도 뭐 그런 쇼를 하느냐”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들이 바라는대로 새로운 인물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모든 후보들이 양질의 후보이지만 그중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는 더 나은 후보를 고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불가피한 진통으로 많은 분들이 경선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후보가 되지 못했다. 함께하지 못하는 점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 아픔을 최대한 신속하게, 총력을 다해 치유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을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쌍특검(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법’ 폐기와 관련해 “윤석열 정권이 끝내 쌍특검법 통과라고 하는 국민의 명령을 거부했다”며 “반드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의 치부를 은폐하기 위해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남용했다”며 “윤석열식의 공정, 정의, 상식은 이로써 완벽하게 사망선고 종언을 고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또 “3·1절 기념사 내용에서도 대통령의 퇴행적 역사 인식이 그대로 반복됐다”며 “이러다 일제 식민 침탈을 비판하면 ‘입틀막’ 당하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과 관련해선 “어제 의료계가 대규모 장외 집회를 강행했다. 환자들 생명이 경각에 달려 있는데 이게 대체 무슨 무책임한 작태냐”고 꼬집었다. 정부를 향해서도 “무책임하게 갈등을 과도하게 조장하고 이를 방치하면서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행태를 버려야 한다”며 “말로도 할 수 있는데 왜 주먹을 쓰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야와 정부, 의료계를 포괄하는 4자 협의체 구성을 촉구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