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홍제역 3번 출구에서 고은초로 이어지는 382m 구간이 ‘소방영웅길’로 지정된다. 서울 시내에 소방관을 기리는 도로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4일 소방충혼탑이 있는 서울소방학교 내 대강당에서 소방영웅길 명예도로명 지정 기념식을 열었다. 2001년 3월 4일 홍제동 화재 참사 당시 희생당한 소방 영웅 6인의 순직 23주기에 맞춰 진행된 이날 기념식에는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서울시에서 소방관과 관련해 명예도로를 지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명예도로는 실제 주소로 사용하지는 않지만 해당 지역과 관련이 있는 인물의 사회 헌신도와 공익성, 지역역사·문화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장이 지정할 수 있다.
소방영웅길은 홍제동 화재 참사가 발생한 주택 인근에 있다. 당시 소방관 6명이 시민 7명을 구조한 뒤 잔불 작업을 벌이다 건물 안에 사람이 있다는 말에 다시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으나 순식간에 건물이 무너지면서 순직했다. 시는 기념식에 앞서 홍제역 지하 광장에 순직 소방관을 추모하는 부스를 설치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앞으로 소방영웅길을 지나는 수많은 시민이 여섯 소방영웅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