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애플에 음악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 스포티파이에 대한 불공정 혐의로 18억 유로(약 2조 700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앞서 예상됐던 것보다 훨씬 큰 금액이다.
가디언 등은 4일(현지 시간) EU집행위원회가 애플에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이 같은 처벌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외신 보도를 통해 EU가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 5억 유로(약 7200억 원)의 3배를 넘어선다. 이날 부과된 과징금은 애플의 전 세계 매출의 0.5%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행위는 애플이 강력한 지위를 남용해 시장에서 불공정을 초래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행위는 조사 결과 애플이 외부 음악 스트리밍 앱 개발자가 아이폰·아이패드 운영체제인 iOS 이용자에게 앱스토어를 이용하지 않고 더 저렴한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도록 제한하거나 이를 유도하는 방법을 막은 것으로 봤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유통과 관련해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이는 EU 반독점 규정에 따라 불법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애플은 집행위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이 EU에 반독점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2020년 프랑스에서 반독점법 위반으로 11억 유로의 과징금을 받았지만 항소해 3억 7200만 유로로 낮췄다.
EU의 반독점 조사는 스포티파이가 2019년 애플이 자사 서비스인 애플뮤직과 공정하게 경쟁하지 못하도록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의 독점적인 앱스토어 운용 정책 탓에 월간 구독료를 강제적으로 30% 이상 올려야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