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총선서 홀대 받는 ‘산자부’ …정재훈 전 사장은 직접 창당

김학도 전 중진공 이사장 국민의힘 청주 경선서 敗

김성진 전 대변인 '삭발투혼'에도 친명 현역에 발목

정재훈 전 차관보, 대한상공인당 창당해 정치 참여

"1800만 소상공인 대표하는 정당 되겠다" 약속

개혁 신당 1호 인재 이창한, 비례 대표 입성 관심


기획재정부와 함께 경제 부처를 대표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들이 4·10 총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러브콜’도 많지 않아 지역구에 출마한 인원은 두 명에 그쳤고 이마저도 경선에서 탈락했다. 산자부 차관보를 지낸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거대 양당에 머리를 숙이는 대신 직접 당을 창당해 비례 대표로 원내 입성을 노리고 있다.

김학도 전 중진공 이사장김학도 전 중진공 이사장






5일까지 진행된 국민의힘 공천 결과에 따르면 김학도 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충북 청주 흥덕구에 출마했다가 경선에서 패배했다. 김 전 이사장은 "결과를 검허히 받아 들인다"며 자신을 이긴 김동원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일각에선 김 전 이사장이 ‘정당’을 잘못 선택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행시 31회로 산자부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김 전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꽃길’을 걸어왔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산자부 산하 기관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을 시작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상대적으로 국민의힘 보다 소상공인 등 중기 정책에 힘을 쓰는 민주당에 입당했다면 ‘인재 영입’ 타이틀을 달고 경선 과정이 수월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진(오른쪽) 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과 최치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사 앞에서 삭발하며 광주 광산을 경선 과정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성진(오른쪽) 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과 최치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사 앞에서 삭발하며 광주 광산을 경선 과정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에서 광주 광산을 지역에 출마한 김성진 전 산자부 대변인은 ‘삭발 투혼’ 끝에 경선 기회를 얻었지만 경선에서 ‘친명’인 민형배 의원에 패배했다. 애초 김 전 대변인은 경선 기회조차 박탈 당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광산을 지역 경선에서 김 전 대변인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이에 김 전 대변인은 삭발까지 하며 재심을 신청했고 재심 끝에 3인 경선을 얻어냈지만 현역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활약했던 김 전 대변인의 이력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






거대 양당을 선택하지 않은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은 직접 당을 창당해 총선에 도전한다. 대한상공인당을 창당한 정 전 사장은 행시 26회로 산자부 에너지자원실장, 산업경제실장, 차관보,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국에서는 한수원 사장을 맡아 안팎에서 공격 받는 한수원을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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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사장은 대한상공인당 창당 배경으로 "우리나라는 상공 사업자 수의 99%를 차지하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상인, 스타트업 등에 종사하는 1800만 사업자와 종사자가 있지만 이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정당은 없다"며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소상공인들 편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인당은 오는 8일 창당대회를 개최한다. 창당대회에는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축사를 한다.

이창한(가운데)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이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창한(가운데)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이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개혁신당 인재영입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자부 정통 관료는 아니지만 산업부 산업정책국 과장과 재정기획관을 거친 이창한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개혁신당 1호 영입 인재로 발탁됐다. 비례대표 순번에 따라 국회 입성도 노려볼 수 있다. 개혁신당 내 반도체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양향자 의원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회장은 "자유롭고 풍요한 노동, 건전하고 생산적인 자본의 선순환적 구조를 통해 기업 성장이 촉진돼야 한다"며 "반도체, 인공지능, 바이오, 신재료, 신에너지와 같은 산업들이 세계화되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해외 진출도 가속화돼야 한다"고 입당 포부를 밝혔다.

이 전 부회장 영입을 주도한 양 의원은 "미래로 향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원대한 꿈을 함께 실현할 인물"이라며 "과학기술 전문가로서 ‘과학기술 패권국가’의 길을 함께 걸어갈 이 전 부회장의 행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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